수양부모 결연에 관해 잘 아시는 분들께
수양부모 결연에 관해 잘 아시는 분들께 드리는 말씀
수양(收養)아들 및 수양딸 맺는 의식(儀式) 절차(節次), 수양 결연(收養結緣) 이후(以後) 수양부모(收養父母)와 수양자녀(收養子女) 사이에 오고 가고 했던 여러 가지 풍속에 관해 잘 아시는 분들께서는 그 내용을 저에게 소상(昭詳)히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예전에는 자신들이 직접 낳지는 않았으나, 남의 자식을 데려다가 내 자식으로 삼아서 이른바 ‘수양부모(收養父母)-수양자녀(收養子女)’ 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현대(現代)에 이르러서는 특히 6.25 동란(動亂)을 겪은 후 우리 나라에 고아(孤兒)나 무의탁(無依託) 청소년이 많이 증가하게 되어, 그들에 대한 가정 위탁 보호 차원(家庭委託保護次元)에서 수양부모(收養父母) 결연(結緣)이 한 때 크게 늘어난 적이 있습니다. 고아나 무의탁 청소년은 아닐지라도 친부모(親父母)가 너무 가난하여, 자기 자식을 배나 곯지 말라면서 부잣집에 수양자녀로 보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사연으로 해서 6.25 사변 이후에 수양부모가 수양자녀(收養子女)를 집에 데려다 기르는 경우가 많아지긴 했지만, 애초부터 수양 결연(收養結緣)의 전통이 고아나 무의탁 청소년 및 빈민층 청소년의 보호 차원에서 생겨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우리 고향 강원도(江原道) 영서지방(嶺西地方)에서는 정상적인 가정에서 친부모를 모시고 성장한 유복(裕福)한 분들 가운데서 상당히 많은 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이웃 어른들과 수양부모 결연을 맺어, 그 수양부모 가족과 또 다른 척분(戚分) 관계를 형성하면서 평생(平生) 외롭지 않게 사셨습니다.
우리 고향에서는 친부모가 자녀의 ‘명(命)~줄’ 즉(卽) 무병장수(無病長壽)하여 오래오래 살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친한 벗이나 주변의 평판이 좋은 부부(夫婦)에게 자기 자녀를 수양자식(收養子息)으로 삼아 달라 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요. 그래서 수양자식은 친부모와 살면서도 수양부모 집을 드나들면서 수양아버지와 수양어머니를 “아버지!” “어머니!”라고 부르며 평생을 자기 부모 섬기듯이 하였습니다. 그랬던 까닭에 친부모와 수양부모 양쪽 집안은 친형제지간(親兄弟之間)보다 더 사이좋게 지냈지요.
저희 집안도 바로 윗대(代)에서 광산김씨(光山金氏) 가문(家門)과 수양 관계(收養關係)를 맺어 지금까지 아름다운 세교(世交)를 이어 왔으며, 더 윗대에서는 평산신씨(平山申氏) 집안과 수양 관계를 맺어, 역시 지금까지도 돈독하게 왕래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저희 친할아버지께서도 한 분의 수양아드님과 두 분의 수양따님을 두셨고요.
본래 외동아들이나 외동딸이었던 사람도 수양부모를 새로 모시면 그 집 형제들과도 친형제지간(親兄弟之間)과 다름없이 지내게 되므로, 많은 형제지간(兄弟之間)이 새로 생겨 평생 외롭지 않게 지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옛날 노인들은 말씀하시기를 수양부모형제가 새로 생기면 그 기(氣)를 받아 아이의 수명(壽命)이 늘어나고 형제와 자손이 번창(繁昌)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 강원도 사람들은 으레 자녀를 낳으면 대부분 가정에서 친한 이웃 어른에게 “우리 자식을 귀댁의 수양자식으로 삼아, 이 아이가 장차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하게 해 주소서”라며 정중하면서도 간곡하게 부탁하였습니다.
바로 이 때, 즉(卽) 수양부모자식(收養父母子息) 결연을 할 때 친부모나 어린아이 본인(本人)이 술과 음식을 마련해 수양부모 집에 찾아가 절을 하며 마침내 새로운 부모자식(父母子息) 관계를 맺었는데,
1. 술은 무슨 술이며, 하고 많은 술 가운데서 그 술을 택한 의미는 무엇인지,
2. 술의 양(量)은 얼마이고, 그렇게 양(量)을 한정시킨 의미는 무엇인지,
3. 술 잔(盞)을 몇 차례에 걸쳐서 수양부모님께 바치는지, 그 횟수(回數)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4. 수양부모님께 술잔을 바칠 때 절은 몇 번씩 하며, 그 횟수(回數) 의미는 무엇인지,
5. 어떤 식(式)으로 절을 올려야 하는지, 그런 식의 행위는 무엇을 뜻하는지,
6. 결연 절차로 준비한 음식들 중 가장 많이 준비했을 ‘떡’ 은 무슨 재료로 만들며,
7. 떡의 종류와 그 분량은 어느 정도인지, 그 의미는 무엇인지,
8. 떡 이외의 음식물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예컨대 ‘엿’ 같은 먹거리), 종류와 분량 및 그 의미가 무엇인지,
9. 술과 음식 이외(以外)에 또 다른 선물(예물)은 없었는지, 도대체 그 선물의 의미는 무엇인지,
10. 수양부모는 수양자식에게 어떻게 답례(答禮)를 해야 하는 것인지, 답례를 해야 한다면 그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
11. 오늘날 우리가 미처 모르고 있는 강원도(江原道) 지방의 수양 결연에 관한 전통적 풍습, 수양 결연 이후 수양부모와 수양자녀 사이에 오고 가고 했던 여러 가지 풍속 및 미담(美談)에 관해 조금이라도 아시는 것이 더 있다면?
12. 강원도 이외(以外) 다른 지방[시도(市道)]의 수양 결연에 관한 전통적 풍습, 수양 결연 이후 수양부모와 수양자녀 사이에 오고 가고 했던 여러 가지 풍속 및 미담(美談)에 관해 혹시 아시는 것이 있다면?
이상(以上)에서 열거한 사항(事項)들과 그 밖에 또 ‘수양 결연(收養結緣)’ 풍습에 관한 내용을 아시는 것이 더 있으시다면, 필(必)히 저에게 <답글>이나 <댓글(리플)>로 알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위의 열두 가지 사항을 다 모르시고 그 중에서 몇 가지만 아셔도 좋으니, 아시는 것만이라도 꼭 저에게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알려 주시면, 요즘 제가 집필하고 있는 글을 완성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알려 주신다면, 가까운 시일 안에 ‘수양 결연’을 소재로 한 훈훈(薰薰)한 내용의 글을 새로 써서 이 블로그(Blog)에 올리도록 힘쓰겠습니다.
요즈음에는 ‘수양 결연’과 같은 아름다운 전통이나 풍습들이 우리 주변에서 하나 둘씩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수양 결연 제도가 무의탁 청소년과 사회 유지(有志)-명사(名士)들과의 사이에만 있을 뿐, 순수한 정의(情誼)로 맺어지는 전통적 수양 결연 풍습은 거의 사라져, 옛날부터 전해지고 있는 결연(結緣) 절차(節次)와 결연(結緣) 이후(以後) 수양부모(收養父母)와 수양자녀(收養子女) 사이에 오고 갔을 여러 가지 풍속에 관해 제대로 아시는 분이 별로 많이 계시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연세 지긋하신 어른들은 기억하실 것 같군요.
우리 민족 고유(固有)의 ‘수양 결연’ 풍속이 이상한 방향으로 변질(變質)하거나, 아니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그 오리지널(original)한 풍속을 정확히 기록으로 남겨 둘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재미없는 글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여러분의 댁내(宅內)에 하느님의 가호(加護)와 더불어 행복(幸福)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 여불비례(餘不備禮) ──
2008 년 5 월 5 일 오전
박 노 들 올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