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산책 소감
트로트(trot) 음악을 들으며
noddle0610
2010. 7. 13. 21:54
트로트(trot) 음악을 들으며
가슴속에
한(恨)이 맺혀 있지
않은 사람도
나이를
먹다 보면
시나브로
센티멘탈리스트가
되나 보다.
어느새
젊을 때
그토록 싫어했던
트로트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점점 늘어간다.
오늘처럼
비 내리는 오후엔
외출도 못 하고
홀로 거실에서
프림과 설탕을
진하게 탄
커피를 마시며
구성진 트로트에
빠져든다.
무더운 여름 더위를
식혀 주는
소나기가
시원하게
내려치는 날엔
약간 빠른
트로트가 좋다.
4분의 4박자
구성진 가락에
눈을 감고
심각한 표정을 짓는
내 모습을
누가 훔쳐본다면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보다
이 몸이 훨씬
진지해 보이리라.
사십여 년 전
한국을 찾아온
영국 가수
클리프 리처드에게
열광하고,
엘비스 프레슬리와
앤 마가렛이 나오는
헐리우드 뮤지컬 영화(映畵)에
거의 미쳤던
한 대학생이
이제 어쩔 수 없이
인생(人生)의 초가을을
맞아들이려니,
가슴속에 맺힌 한(恨)은
별반 없지만
가끔씩은
지난날을
떠올리며
애상적으로 흐르는
트로트 가락에
눈을 지그시
내려 감곤 한다.
2010 년 7 월 13 일 오후
박 노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