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타령(白丁打令)
白 丁 打 令
흐흥! 설움 받던 이 백정아.
이제 살랴했더니만
얼씨구 씨구 돌아간다.
기계바퀴 돌아간다.
흐흥! 왕십리 저 백정아.
도살공장(屠殺工場) 어떻더냐.
얼씨구 씨구 돌아간다.
기계바퀴 돌아간다.
황소새끼 불알조차
마구잡이 돌아간다.
흐흥! 전라도 양수척(揚水尺)아.
서양 무자위가 눈요깃감 어떻데?
얼씨구 씨구 돌아간다.
기계바퀴 돌아간다.
올챙이 똥집조차
마구잡이 돌아간다.
흐흥! 광나루 고리백정아.
늬 여편네 손 곱것다!
얼씨구 씨구 돌아간다.
기계바퀴 돌아간다.
기집년 엉덩이가
마구잡이 돌아간다.
흐흥! 백정놈 놀자판아.
이제부텀 시작일세.
얼씨구 씨구 돌아간다.
기계바퀴 돌아간다.
1970 년 9 월 채록(採錄)
☞ 이『백정타령(白丁打令)』은 기계화에 의해 백정이 백정 노릇을 못 하게 된 것을 푸념하는 노래로서, 1970년 9월에 채록(採錄)하여, 동년(同年) 11월 14일자(日字)로 발행한 문학 동인지(文學同人誌) 《創作舞臺》제 7집에 발표한 졸고(拙稿) 단편소설『비를 부르는 여인』속에 인용(引用)한 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