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우리 집
내 친구 제비네 정원(庭園) 일우(一隅)
noddle0610
2013. 2. 17. 16:15
내 친구 제비네 정원(庭園) 일우(一隅) 내 친구 제비네 집 뜨락 한 모퉁이에 있는
정경(情景)은 보기만 해도 정겹다.
우리 집도 마당은 있건만 욕심 많은 나는 청양고추와 호박만 잔뜩 심어 놓았는데, 제비 녀석은 마당에 꽃도 심고,
담장 옆 한 구석빼기에 앙증맞게 부뚜막과 아궁이를 설치해
가끔씩 불을 지펴 닭백숙도 해 먹고 옥수수와 감자를 쪄 먹는단다.
마당에 멍석 깔고 앉아 자기 와이프랑 반주(飯酒)로 ‘쐬주’ 한 잔씩 주고받으며
덤으로 안주감으로 세상사(世上事)를 곁들인다는데, 아! 나는 뭐냐. 시방(時方) 이 추운 겨울 지나고 봄이 오면
나도 시멘트(cement) 몇 포대(包袋)사다가 군대(軍隊) 시절 배운 서툰 솜씨로
덕지덕지 얼기설기 부뚜막에 적당한 아궁이를 꾸며 여름 내내 제비 녀석 흉내를 내야지.
마당에 멍석 깔고 앉아 내 아내를 녀석의 마누라보다 더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이야기꺼리를
이번 겨울 내내 생각해 두어야겠다. 내 친구 제비네 집 뜨락 한 모퉁이에 있는 정경(情景)은 생각만 해도 정겹고 은연중에 부럽다.
2005 년 12 월 6 일 박 노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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