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名詩) 감상

성북동 비둘기

noddle0610 2009. 4. 26. 03:17

 

 

 

 

성북동 비둘기

 

‧ 시  김   광   섭     

사진 박   노   들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돈다.

 

성북동 메마른 산골짜기에는

조용히 앉아 콩알 하나 찍어 먹을

널찍한 마당은커녕 가는 데마다

채석장 포성이 메아리쳐서

피난하듯 지붕에 올라앉아

아침 구공탄 굴뚝 연기에서 향수를 느끼다가

1번지 채석장에 도로 가서

금방 따낸 돌 온기(溫氣)에 입을 닦는다.

 

예전에는 사람을 성자(聖者)처럼 보고

사람 가까이서

사람과 같이 사랑하고

사람과 같이 평화를 즐기던

사랑과 평화의 새 비둘기는

이제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

 

 

 

 

 

  

 

  

 

 

 

   

  

출전(出典) : 『월간문학』, 1968.11 & 시집(詩集)『성북동 비둘기』, 1969.



   

성북동 비둘기 주제(主題) 

 

파괴되어 가는 자연에 대한 향수와 문명 비판

 산업화-도시화에 의한 인간성 상실의 비판

 비둘기를 통해서 본 우리의 메마른 삶

 자연 파괴와 인간성 상실의 비판  

사랑과 평화의 자연적 삶에 대한 향수 

현대 문명 사회의 인간성 상실에 대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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