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어떤 사람이 그립다. 젊은 날 오솔길에서 불꽃처럼 스쳐 간 어떤 사람아. 좁디좁은 산모롱이를 돌아가다가 그대가 버거워서 스스로 추락(墜落)해 버린 내가 너무 부끄럽다. 그때 손사랫짓하던 내 손을 붙잡으려 한 너의 그 애틋한 눈빛이 이제 와서 사무치게 그리운 이유는 이 바보를 그.. 창작시 2010.01.18
엄마와 장날 엄마와 장날 이른 봄부터 엄마가 서둘러 산나물 캐러 바구니 옆에 끼고 높은 산에 매일 오르시면 아이에겐 홀로 집 지키는 온종일이 너무 길었다. 닷새마다 열리는 장날에 산나물 팔아서 새 신발 사 주시겠다는 엄마 말씀에 아이는 딱 한번 참았지만 그담부터는 엄마가 집을 비우실 때마.. 창작시 2009.01.16
크리스마스카드를 받고서 크리스마스카드를 받고서 크리스마스카드를 받을 때마다 늘 생각나는 것은 아득한 동화(童話)…… 흰눈이 펑펑 쏟아지는 아스라한 눈발 속으로 백구(白狗) 강아지랑 끝없이 치달리며 뒹굴곤 하던 작은 그림. 어른이 되고 나서 이젠 눈도 여간해선 오지 않는 메마른 성탄절(聖誕節)을 해.. 창작시 2006.04.30
메밀묵 장수 메밀묵 장수 "메밀묵 사∼려!……" 한겨울 뒤안길에 밤늦게 청승스레 들려오는 노래! 따스한 카시밀론 이불 과 서늘한 군용(軍用) 담요 가 이웃하여 누워 있는 창신동(昌信洞) 1∼2번지 골목을 돌아 ………3번지(番地) 계단을 오르는 가쁜 노래의 숨결! "메밀묵 사∼려!……" 좁디좁은 골목 .. 창작시 2006.04.21
내 친구 제비네 정원(庭園) 일우(一隅) 내 친구 제비네 정원(庭園) 일우(一隅) 내 친구 제비네 집 뜨락 한 모퉁이에 있는 정경(情景)은 보기만 해도 정겹다. 우리 집도 마당은 있건만 욕심 많은 나는 청양고추와 호박만 잔뜩 심어 놓았는데, 제비 녀석은 마당에 꽃도 심고, 담장 옆 한 구석빼기에 앙증맞게 부뚜막과 아궁이를 설.. 창작시 2006.01.12
창작시-무녀(巫女) 무 녀 (巫女) 무슨 神(신)이 지피셨길래 어깻죽지 죽지마다 興(흥)이 굼실굼실 저다지 잘 돌아가실까?…… 나는 몰라, 도통 몰라라. 보기에만 눈을 치뜨시었다가 내려 감으시었다가 한 마당 빙그르 돌아, 돌이켜 뵐 뿐 성황당 앞뜰에 장군님, 당금 할머니! 나는 칼을 집을 테요, 나는 칼을 .. 창작시 2006.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