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에 박 노 들 시(詩) 설날 새벽에 눈이 내렸습니다. 흰 눈이 하염없이 내렸습니다. 서울 도심(都心)이 하얗게 우리 아파트 뒷산에도 하얗게 밤새껏 흰 눈이 내렸습니다. 온 세상 비리(非理)와 부패(腐敗), 온갖 더러움이 보이지 않을 만큼 하늘에서 흰 눈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흰 눈은 달동네에도, 빌라촌(villa村)에도, 단독주택 골목에도, 아파트 단지(團地)에도 공평하게 눈이 내렸습니다. 적어도 설날 새벽 하루만큼은 서울 천지(天地)가 차별(差別) 없이 순백색(純白色) 일색(一色)이었습니다. 흰 눈으로 뒤덮인 이 세상은 잠시나마 깨끗해 보였고,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는 첫날에 내리는 눈을 ‘서설(瑞雪)’이라고 한다는데 올해 설날 새벽에 눈이 많이 내렸으니 올해 좋은 일이 많이 생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