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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년(丙申年) 새해를 맞아

noddle0610 2016. 1. 1. 00:30

 

 

 

 

 

 

 

 

 

병신년(丙申年) 새해를 맞아

 

붉은빛 잔나비가

웃누나. 춤추누나. 

 

새해는 잔나비와

친구 맺는 해려니와 

 

사람아! 늘 다정한 벗 

잔나비를 따르련!! 

 

자녀가 어버이를, 제자가 스승을 다반사(茶飯事)로 때리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걸핏하면 친구를 배신하고, 배우자(配偶者)를 배신하고, 친척(親戚)을 등쳐 먹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죄 없는 어린 자식을 굶기거나 폭행하거나 내팽개치는 친아버지와 의붓어미가 늘고 있고, 남몰래 아기를 낳아 화장실이나 쓰레기더미 속에 내버리는 미혼모(未婚母)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젊은 놈이 노인에게 담배를 달라거나 돈을 뺏거나 별 까닭 없이 폭행을 하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 요즘 세상은 점차적으로 패륜(悖倫)의 세상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자신이 돈깨나 있다고 해서 새파랗게 젊은 녀석이 고희(古稀)의 나이를 훨씬 넘긴 70대 아파트 경비원에게 행패를 부리고, 대기업(大企業)의 회장 직위에 있는 자가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일상적으로 욕설을 퍼붓거나 손찌검을 해 대며, 높으신 지위에 있는 이른바 사회지도층 인사가 자기 비서(秘書)의 월급을 삭감하거나 떼어먹는 () 이른바 ()이 난무(亂舞)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하듯이 요즘 군대(軍隊) 안에서는 새내기 병사에게 가혹행위를 재미 삼아 하는 고참병(古參兵) 때문에 총기 사고나 자살 사고 아니면 탈영 행위가 간헐적(間歇的)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직 자신의 이익만 중요하고, 이웃과 사회를 배려할 줄 모르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더불어 사는 즐거움, 나눔의 즐거움을 모르는 세태(世態)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는 아주 몹쓸 촌철살인(寸鐵殺人)의 경구(警句) 한 대목이 다음과 같이 우리를 아주 씁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쪽 팔리는 것은 한 순간(瞬間)이고, 이익(利益)은 아주 영원(永遠)하다.”

이 말이 사람들의 입에 회자(膾炙)되기 시작한 시기는 바로 전두환(全斗煥)이란 이름 석 자()가 이 나라를 통치하던 1980년대 시절인데, 지금도 누항(陋巷)에서 심심찮게 두루 쓰이고 있습니다.

 

새해는 원숭이해입니다.

원숭이는 사람 다음으로 똑똑한 짐승으로 알려져 있으며, 강한 공동체 의식과 서열 체계를 갖추고 있고, 재주가 많으며, 매사에 열정적이고 도전적일 뿐만 아니라, 자기 겨레붙이에 대한 사랑과 모성애(母性愛)가 아주 강하다고 합니다.

동물원에 살고 있는 원숭이들만 보더라도 그들은 정말로 서로 한데 어울려 공동체 생활도 잘 하고 있고, 항상 가족이나 동족을 보듬어 서로 체온을 나누며, 틈만 나면 이웃 원숭이의 털 고르기를 해 주는 모습 따위를 우리가 흔히 관찰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도 원숭이는 본받을 점이 아주 많은 짐승입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동양 사회(東洋社會) 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원숭이를 신성시하여 왔습니다. 그것은 십이지신(十二支神) 가운데 원숭이가 필수적으로 포함되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원숭이는 손오공(孫悟空) 설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사악(邪惡)한 것(재앙)을 물리치려는 이른바 벽사(僻邪)’를 상징하는 동물로 동양 사람들에게 오래오래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중국의 소설 서유기(西遊記)’의 주인공 손오공의 형상을 본떠 경복궁(景福宮)과 같은 대궐(大闕) 지붕 위에 올린 원숭이 잡상(雜像)’에는 재앙을 물리치고자 하는 옛 어른들의 소망이 절실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소설 서유기(西遊記)’는 명()나라 사람 오승은(吳承恩)에 의해 완성되었지만, 근원 설화(根源說話)에 해당하는 손오공 설화 7세기 당()나라 때 현장법사(玄裝法師)가 인도(印度)에 가서 경전(經典)을 구해 온 사실(史實)에서 발생하여 이후(以後)에 송()나라와 원()나라 시대를 거쳐 그 내용이 발전적으로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고 합니다.


 원숭이를 뜻하는 ()’ 글자가 제후 후()’자와 한자(漢字)는 달라도 그 독음(讀音)이 같아서 이 ()’라는 글자는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는 출세와 성공, 즉 높은 관직을 의미하는 상징 글자로 통용(通用)되어 사대부(士大夫) 방의 그림이나 각종 문방구를 장식하는 등 널리 사랑을 받아 온 글자입니다.

 고대 인도(印度)의 설화나 태국(泰國) 등지(等地)의 동양 여러 나라에서 발생한 설화에서도 원숭이는 인간을 닮아 지혜로운 영물(靈物)로 등장하고 있으며 인간을 돕거나 지켜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해서 저는 소싯적부터 원숭이의 이미지(image)를 상당히 좋게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특히나 구랍(舊臘) 즈음부터 2016원숭이 해를 꽤나 가슴 설레며 기다려 왔습니다.  

오직 자신만 중요하고 이웃과 사회를 배려할 줄 모르는 세상, 인정(人情)이 메마르고 패륜이 난무하는 이 삭막한 세상 속에 살고는 있지만, 새해부터는 아주 조금씩이나마 저 지혜로운 원숭이 사회를 본받아 우리도 앞으로는 대한민국(大韓民國)’이라는 공동체 속에서 사람답게 사는 즐거움, 남을 배려하며 서로 보듬어 안고 사는 즐거움, 진정한 나눔의 즐거움, 내 겨레끼리 주고받는 인정(人情)을 피부로 느끼면서 살고 싶습니다  

 

 하여, 졸작(拙作)이긴 하지만 모두(冒頭)에 올린 시조(時調)』 내용을 다시 한 번 여기서 되새김하여 저의 새해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갈음할까 합니다

 

붉은빛 잔나비가

웃누나. 춤추누나. 

 

새해는 잔나비와

친구 맺는 해려니와 

 

사람아! 늘 다정한 벗

잔나비를 따르련!!

 

2016 1 1 일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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