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우리 집 40

난생처음 '재첩국'을 맛보노라니

난생처음 ‘재첩국’을 맛보노라니 글 : 박 노 들 부산(釜山) 출신 아내에게 부산 출신 다섯째 처형(妻兄)님이 엊그제 재첩국을 보내 주셨다. 강원도 영서(嶺西) 촌놈인 난 오늘 점심(點心)에 난생처음 부산의 향토음식 ‘재첩국’을 맛보았다. 가무락조개(재첩) 안에 숨어 있던 작은 조갯살들을 푹 우려낸 뽀오얀 국물이 얼핏 보기엔 돌아가신 우리 어머이(엄마)가 끓여 주신 사골(四骨)국(곰국) 같아 보였다. 아내가 초록빛깔 부추를 잘게 썰어 재첩국 위에 곱게 뿌려 주니, 눈요기만 했는데도 기분이 뿌듯했다. 첫 숟가락을 뜨니 부추에 버무려진 자그마한 조갯살들이 쫄깃쫄깃하게 씹히면서 그 순간 남도(南道) 어느 하구(河口)의 옅은 조개껍질 냄새와 함께 맛의 신세계(新世界)를 혀끝으로 느꼈다. 심각한 건강 문제 때문에..

나와 우리 집 2022.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