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야(前夜) 추석 전야(秋夕前夜) 박 노 들 두둥실 높이 뜬 보름달만큼이나 팔월(八月) 한가위는 원만(圓滿)한 마음으로 맞이해야 하는데, 올 가을엔 그렇지 않다. 앞으로 남은 내 생애(生涯)에 몇 차례나 추석(秋夕)을 더 쇠고 또 다른 세상으로 갈지 모르지만, 올 가을 추석을 맞는 심사(心思)는 아침저녁 불어오는 .. 나와 우리 집 2007.09.25
고춧잎과 생일 점심(生日點心) 고춧잎과 생일 점심(生日點心) 박 노 들 오늘, 내 생일(生日)이지만 한 살 더 먹는 게 괜히 싫어 아내가 점심 때 외식(外食)하러 가자는 걸 싫다고 하였다. 오전(午前) 내내 빗님이 지정지정 오시더니 오늘따라 조금 센티멘털(sentimental)해졌나 보다. 식목일(植木日) 날 심은 고추가 마냥 자라 우리 집 앞마.. 나와 우리 집 2007.06.28
오월송 <창작 시조> 오월송(五月頌) 사월(四月) 핀 철쭉 지니, 장미꽃이 더욱 붉다. 오월(五月)의 하늘 따라 닮아 버린 푸른 마음아! 파란 꿈 붉은 정염(情炎)에 늘 오늘이 즐겁다. 5 월 10 일 둘째 딸 생일날 박 노 들 덧붙이는 글 5월 10일!…… 둘째 딸 생일날, 공교롭게도 우리 집 마당에는 올해.. 나와 우리 집 2007.05.10
어느 젊은 교사(敎師)의 산행(山行) 어느 젊은 敎師의 山行 내 너희들의 길잡이가 되려고 낯선 초행길에 앞장을 서긴 했다만 너희 못지않게 나도 갈 길이 머흘고 머흘어, 흰 구름 보고 손가락질 하면서 가다가도 산을 만나 산을 넘고 또 고개를 만나 고개를 넘을 때는 속절없이 손가락을 깨물 수밖에……. 저 산등성이 위에.. 나와 우리 집 2006.05.15
병(病)에게 병(病)에게 ━ 심근경색증으로 쓰러졌다가 기사회생한 후 ━ 病(병)이여, 자네 진정 내 친구가 되려나? 내 나이 쉰다섯을 넘기던 해부터 자네가 내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작년부터 부쩍 내게 가까이 다가서는 자네를 보고 각오는 하고 있었네. 내 비록 친구 사귀기 힘.. 나와 우리 집 2006.02.21
우리 늦둥이, 얍! 우리 늦둥이, 얍! 늦둥이 막내야. 애비 친구들은 버얼써 손주도 보았는데 아직 '중학상'이니, 언제 자라 애비한테 국수 먹이련? 하긴 네가 무슨 죄가 있으랴. 서른 중반에 장가들어 네 위로 누나 둘 낳고, 불혹(不惑)의 나이를 훨씬 넘겨 너를 태어나게 한 애비 정력(精力)이 주책이었지! 하하하, 아들아. .. 나와 우리 집 2006.01.12
아가를 위한 서시(序詩) 아가를 위한 서시(序詩) 글 ‧ 사진 / 박 노 들 1 아가, 우리 아가, 좋은 아가야. 네가 세상에 처음 태어날 땐 엄마가 너무 아파 아빠는 떨며 떨며 너를 기다리는데, 몹시도 그 시간이 길고 외로워 난생 처음 가장 경건한 마음으로 시(詩)를 쓰려 했지만 애꿎은 담배만 두어 갑 축내고 끝내는 침묵의 시(詩).. 나와 우리 집 2006.01.12
나는 행복한 남편 나는 행복한 男便 나는 행복합니다. 조선시대와 다름없는 아내의 공경과 사랑 속에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살고 있으니 말이오. 내 아내는 전직(前職)이 중학교 과학교사였으나 지금은 전업주부죠. 결혼 조건으로 내가 집에서 아이 키우고 살림이나 잘 하라고 했더니, 내 결정에 순순히 따.. 나와 우리 집 2006.01.12
아내에게 바치는 간병일기(看病日記) ★간병시(看病詩)☆ 아내에게 바치는 간병일기(看病日記) 글 ‧ 사진 / 박 노 들 간병일기(看病日記) 1 2005년 3월 28일 오후 지나간 스물 세 해 동안 아이 셋을 낳아 기르느라 무던히도 고생한 아내가 오늘 자궁(子宮)을 도려내기 위해 입원(入院)을 했다. 내 아내는 자궁을 도려내고 나서도 어쩌면 나와 .. 나와 우리 집 2006.01.12
우리 집 우리 집 우리 집 식구는 모두 다섯! 아직도 사랑하는 아내가 늘 내 곁에 있고, 이제 막 어른 흉내를 내기 시작하는 중3(中三)짜리 큰딸과 순수한 꿈을 곱게 키우며 컴퓨터 앞에 앉아 컬러 프린터로 예쁜 카드 만들기를 즐기는 열세 살짜리 딸내미가 있다. 아하, 참! 내 나이 마흔 살 넘어서 .. 나와 우리 집 2006.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