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늦둥이, 얍!
늦둥이 막내야.
애비 친구들은 버얼써 손주도 보았는데
아직 '중학상'이니,
언제 자라
애비한테 국수 먹이련?
하긴 네가 무슨 죄가 있으랴.
서른 중반에 장가들어
네 위로 누나 둘 낳고,
불혹(不惑)의 나이를 훨씬 넘겨
너를 태어나게 한 애비 정력(精力)이 주책이었지!
하하하, 아들아.
기(氣)죽지 말고
쭉쭉 '발차기' 하듯
어서 어서 성장하렴!
초등학교 때 네가
국기원(國技院)에 가서 품세 잡는 모습을
어미가 몰래 카메라로 찍은 것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버얼써 인석 키가 172cm나 되다니
애비는 이제 여한(餘恨)이라곤 없다.
애비 어미 건강이 안 좋아
너한테 미안하다만
무슨 걱정이랴.
너한테는
'코드'가 잘 통하고 똑똑한
여대생 누나가 둘씩이나 있는데!……
새해에는 네가 '고딩'이 되는구나.
고통의 3년을
이 애비가 곁에서 지켜 줄 요량이니
암 걱정 말고
긍정적으로 '인생'을 배우고 익히렴!
너를 사랑한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눈에 집어넣어도 시원찮을
박혁거세(朴赫居世)님 67대 후손아!
밀성대군(密城大君) 37대 후손이자
충헌공(忠憲公) 할아부지 26대 손이고,
통정대부(通政大夫) 할아부지의
5대 손자(孫子)라는 사실만
제발 까먹지 말렴.
애비는 네가 있어
참 든든하다.
이 아침에도
가슴 아리게
행복하다.
사랑한다.
우리 늦둥이, 얍!……
2005 년 9 월 22 일 오전
박 노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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