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젊은 敎師의 山行
내 너희들의 길잡이가 되려고
낯선 초행길에
앞장을 서긴 했다만
너희 못지않게
나도 갈 길이
머흘고 머흘어,
흰 구름 보고
손가락질 하면서 가다가도
산을 만나
산을 넘고
또
고개를 만나
고개를 넘을 때는
속절없이
손가락을 깨물 수밖에…….
저 산등성이 위에서
노래하는 산새에게
이 길이 어디서 끝나는지
물어나 보자.
가다가
가다가
힘들고 지치면
너희들이 먼저
산(山)모롱이에 숨어 있는
옹달샘을 찾아
그리로 나를 인도하렴.
물 한 모금 마시고
내 다시 길라잡이가 되어
야호!
한숨도 쉬지 않고
기꺼이 앞장을 서마.
내가 또 힘들어하거들랑
노래를 불러다오.
내 등을 힘껏 밀어다오.
산마루에 올라서면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인다던데
너희에게 꼭 보여줄 게.
반짝이는 금모래
길게 펼쳐진 바닷가와
갈매기들의 춤사위,
하늘 밑 맞닿은
수평선 너머로
끝없이 날개를 펼쳐 갈
너희들의 푸른 꿈을…….
1973 년 가을
師弟 同行 登頂 길에서
박 노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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