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名詩) 감상 12

김상용 시인의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를 읽노라면

「독후시(讀後詩)」 김상용 시인의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를 읽노라면 박 노 들 가끔 심심할 때 월파(月坡) 김상용(金尙鎔) 님의 명작 ‘남창시(南窓詩)’를 읽노라면 1950년대 자유당(自由黨) 시절 내 고향 강원도 두메산골에 살던 화전민(火田民) 부부(夫婦)가 생각난다. 전쟁(戰爭)에 모든 걸 잃고 우리 마을까지 흘러든 어느 유랑민(流浪民) 내외(內外)! 악산(惡山) 비탈에다가 불을 질러 고랑이 긴 밭을 일구고 바로 그 밭머리에 오막살이집을 지어 살던 젊은 부부의 모습이 김상용(金尙鎔) 님의 ‘남창시(南窓詩)’를 읽노라면 지금도 새록새록 생각난다. 화전(火田)밭에는 옥시기(옥수수=강냉이), 메조, 기장[黍], 메밀 따위밖에 다른 건 못 심었지만 화전민 사내나 아낙네는 그게 자기네 분복(分福)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