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내리는 아침에 가을비 내리는 아침에 아까 전(前)에 가을바람 소리 안 들렸으면 창밖 세상에 가을비가 소리 없이 내리고 있는 것도 깨닫지 못했으리. 아까 번(番)에 창문을 열지 않았다면 비에 젖어 땅에 떨어진 우리 집 터앝의 고춧잎이 소박(疏薄)맞은 여자보다 더 추레하게 보이는 것도 몰랐으리. 시.. 영물시(詠物詩) 2013.10.15
내 아내 내 아내 사진과 글 / 박 노 들 이른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비비려니까 아내가 날더러 팬티와 겨울 내복(內服)을 갈아입으란다. 장롱 서랍을 손수 열고 속옷을 꺼내 입었더니 아내는 환갑 진갑이 훨씬 지난 자기 남편을 바라보며 미소를 환히 지어 보였다. “어머, 철드셨네요. 혼자 옷을 갈아 .. 나와 우리 집 2010.11.24
아침 나팔꽃 아침 나팔꽃 하늘을 향해 힘찬 기지개를 펴며 이파리를 활짝 벌린 이른 아침 나팔꽃. 장미꽃처럼 요란한 모습이 아니면서도 장미꽃의 화려함에 조금도 뒤지지 않고, 난초처럼 빼어난 모습이 아님에도 난초의 청초함을 닮아 그윽하구나. 기지개를 켜며 잎사귀를 동그랗게 활짝 벌린 네 모.. 우리 집 마당 풍경 2007.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