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나팔꽃
하늘을 향해
힘찬 기지개를 펴며
이파리를 활짝 벌린
이른 아침 나팔꽃.
장미꽃처럼 요란한 모습이 아니면서도
장미꽃의 화려함에 조금도 뒤지지 않고,
난초처럼 빼어난 모습이 아님에도
난초의 청초함을 닮아 그윽하구나.
기지개를 켜며
잎사귀를 동그랗게 활짝 벌린
네 모습은
화려하면서도 청초하고
이른 아침 둥근 햇살만큼이나 싱싱하다.
너는 지금
네가 머금고 있는 이슬처럼
이제 곧 잎이 지고 시들어
결국은 우리 앞에서
자취도 없이 사라질 터이지만,
지금 너의 활짝 핀 모습은
조금도 미래를 걱정하는 그늘이라고는
한 구석도 찾아볼 수 없나니!……
예순 해 가까이 살아온
어느 한 인생(人生)보다도
오늘 아침
너의 싱그러운 기상이
짧지만 더 아름답구나.
2005 년 9 월 23 일 秋分 아침에
박 노 들
☞ 출처 : 졸작(拙作),《아침 나팔꽃》, 코리아닷컴, e-Room, 토크토크>
일상다반사> 중년의 쉼터, 2005-10-14 오후 7: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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