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마당 풍경

요즘 우리 집 뜰에 금계국(金鷄菊)이 활짝 피었어요

noddle0610 2007. 7. 4. 16:20

 

요즘 우리 집 뜰에 금계국(金鷄菊)이 활짝 피었어요  

 

── 누옥(陋屋) 정원(庭園)에 핀 금계국의 다양한 자태(姿態)에 부쳐 ──

 

 

                                                                                                사진-글   박    노    들

 

 

 

     오호(嗚呼), 우리 집 어느 인생(人生)의 영화(榮華)보다도 더 화려하고 그윽하게 활짝 핀 아름다움이여!

 

 

     너의 아름다운 자태(姿態)는 금관문화훈장(金冠文化勳章)보다 더 기품(氣品) 있고 곱구나.

 

 

     어느 예술인(藝術人)이 생애(生涯)를 다 바쳐 혼신(渾身)의 작품을 빚어 낸들 너만하랴? 

 

 

     아, 곱디고운 빛깔이여.  노란 빛깔이 이렇게 곱고 예쁜 줄 오늘에사 너를 보고 알겠노라. 

 

  

     이제 가만 보니, 너는 황금(黃金)보다 더 눈부시구나.

 

   

     이제 가만 보니, 너는 황금(黃金)보다 더 노오랗구나.

 

 

     고백하노니, 언제까지든 너를 가까이서 사랑하고 싶다.

 

  

     신비스러운 여인처럼 화사(華奢)하면서도 그윽한 분위기의 내 꽃이여.

 

  

     날렵하고 맵시 있는 그대 스타일(style)을 나는 좋아하노라.

 

  

     붉은색 베고니아(Begonia)와 너무 잘 어울리면서도, 너는 군계일학(群鷄一鶴)처럼 돋보이나니!

 

  

     때로는 수국(水菊)조차 너를 시샘하여 그 커다란 잎사귀로 네 모습을 가리려고 하는구나.

 

  

     한쪽에선 벌써 두 송이 꽃이 지고 새로 두 송이 꽃이 피어나니,

 

  

     꽃이 지고 새로 피는 것은 자연의 순리(順理)거늘 희비(喜悲)의 감정에 사로잡힐 필요가 어디 있으랴!……

 

  

     하하! 탐화봉접(探花蜂接)이라고 하더니, 정녕코 자연의 순리(順理)엔 예외(例外)가 없어라.

 

     

     올해 너를 찾은 첫 탐승객(探勝客)은 하얀 나비려니와, 노오란 네 꽃엔 무엇보다 흰색이 잘 어울리도다.

 

   

     수시(隨時)로 날아와 너의 잎에 앉아 수줍은 듯 하느적하느적 나빌레라!……

 

  

     너를 보는 내 마음조차 하느적하느적 가볍고 가뿐하니, 이게 바로 진짜나비 효과(效果)아니런가^^*.

 

 

     너의 꽃망울들을 보니, 우리 집 뜨락에 꽃이 다 피려면 아직도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노매라.

 

 

     무성하게 자라서, 더 많이 더 크게 만개(滿開)하렴!  벌나비 불러모아 꽃잔치 더 크게 벌이게스리!……

 

 

     우리 집 마당 한켠에 있는 장(醬)항아리조차 네가 곁에 있어 기쁜지 오늘따라 한결 배불러 보이누나.

 

 

     이러구러 행화춘풍(杏花春風) 좋은 시절 다 보낸 이 여름날에 핀 너의 지금 모습은 너무 기특하도다.

  

 

     향일성(向日性)이 강한 너는 내년 여름에도 우리 집 뜨락을 밝고 환하게 바꿔 놓으리라 믿는다.

  

 

     올해 네 꽃잎이 모두 지면, 내년 여름이 올 때까지 나는 잡초(雜草) 곁에서 너를 그리련다.

 

 

     금빛보다 더 눈부시고 금빛보다 더 노오란 너의 모습을 눈 속에 그윽이 담은 채, 너를 기다리련다. 

 

 

 

2007 년 6 월 24 일 일요일 정오(正午)

    

   

서울 우거(寓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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