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演藝界) 산책

서울의 마지막 단관(單館) 영화상영관 화양극장이 문 닫는 것을 보며

noddle0610 2012. 7. 12. 18:00

 

 

 

 

 

서울의 마지막 단관(單館) 영화상영관 화양극장이 문 닫는 것을 보며

 

 

2012 7 11일자로 서울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단관(單館) 영화상영극장 서대문아트홀이 그예 문을 닫았다고 한다.  서울 시민들에겐 서대문아트홀이란 이름보다 화양극장이 더 귀에 익은 이름이다. 원래 서울엔 서대문구 미근동에 위치한 화양극장(和陽劇場)’과 광진구 화양동에 있던 화양극장(華陽劇場)’ 두 개가 있었다. 그 둘 중 하나였던 서대문 로터리 근처에 있던 화양극장 1963년에 문을 열었다가 2012 7월에 세태의 변화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기에 이른 것이다.

 

 나는 지금껏 서울 서북지역에서만 서른 해 가까이 살았기 때문에 직장생활에서 은퇴하기 전까지는 도심지(都心地)에 있던 나의 일터로 출근하느라 거의 매일 화양극장 앞을 지나쳐 가야 했다. 그러다 보면 가끔씩은 퇴근길에 심심치 않게 화양극장에 들러 영화구경을 하고 간 적도 많았다. 내 생애에서 가장 많이 영화를 관람한 극장이 바로 화양극장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 극장이 이제 개관한 지 반세기만에 어쩔 수 없이 문을 닫게 되었다니, 마치 우리 집 어른들이 오래도록 가업(家業)으로 경영해 오시던 가게가 갑작스레 문을 닫은 듯 애석(哀惜)한 마음을 억누를 수가 없.

 

내가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니던 1960년대는 그야말로 한국영화의 전성기자 영화상영극장의 전성시대였다. 이 시대는 지금과 정반대로 기존의 극장들이 새로 규모를 확장하거나 새로운 극장들이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여기저기서 문을 열었다. 나는 1960년대 시대 조류에 따라 화려하게 신장개업(新裝開業)을 한 화양극장의 첫 영화 상영은 직접 보지 못했지만,  이 극장의 뒤를 이어 1964년 겨울에 혜화동 로터리 근처에 개관(開館)한 명륜극장(明倫劇場)의 테이프커팅(tape cutting) 행사를 직접 두 눈으로 지켜 본 사람이기도 하다.

화양극장과 가까운 서대문 로터리 길 건너 강북삼성병원(옛 고려병원) 맞은편 길가에는 동양극장(東洋劇場)이 일제시대(日帝時代)였던 1935년부터 자리잡고 있었는데, 이 동양극장은 영화 마니아(mania)였던 내가 화양극장과 더불어 즐겨 찾았던 단골 극장이었다.  원래 악극(樂劇)과 대중연극(大衆演劇) 전용극장이었던 동양극장은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영화관으로 바뀌었다가 1976년에 폐관하였고, 현대재벌(現代財閥) 소속의 해외근로자 교육장으로 이용되다가 극장 건물 자체는 1995년에 사라져 버렸다.  동양극장 터를 알리는 기림비(~)’  바로 뒤에는 문화일보’ 신문사 건물이 있으며, 그 이웃에는 농업협동조합중앙회건물이 늠름하게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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