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나루 새우젓축제 구경

마포나루 새우젓축제

noddle0610 2013. 10. 22. 03:13

 

 

마포나루 새우젓축제

 

 

 

 

 

 

 

 

 

 

 

 

 

 

 

 

 

 

 

 

 

 

 

 

 

 

 

 

 

 

 

 

 

 

 

 

 

 

 

 

 

 

저희 동네와 인접해 있는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10 18~20마포나루 새우젓축제가 열렸습니다. 올해로 벌써 6회째입니다.

 

마포(麻浦)나루는 옛날에 삼남지방(三南地方)에서 생산되는 곡물(穀物)과 해산물(海産物)을 배로 실어다가 도산매(都散賣)하던 포구(浦口)로 유명했지요. 마포나루엔 항상 온갖 조운선(漕運船)들이 즐비하게 정박(碇泊)해 있었고, 그 나루터 주변엔 당연히 저잣거리가 형성되어 장사꾼들이 바글거렸기 때문에, 저절로 한양(漢陽) 서울의 돈은 육주비전(六注比廛)이 늘어선 종로(鍾路)와 더불어 용산(龍山)삼개-서강(西江)삼개-마포(麻浦)삼개로 몰려들게 되었던 것입니다.

본디 서해(西海)의 조수(潮水)가 아침저녁으로 밀려오던 세 개의 갯가, () 용호(龍湖)-서호(西湖)-마호(麻湖)의 명칭이 용산삼개-서강삼개-마포삼개로 바뀌었으며, 나중에는 세 개의 갯가를 통틀어 일컫던 삼개[三浦 : 3개의 포구(浦口))]란 우리말 이름이 한자어(漢字語) 이름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오늘날의 마포(麻浦)만 가리키는 명칭으로 국한(局限)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마포나루가 곡물과 해산물의 집산지(集散地) 구실을 했던 증거는 이 지역에 있는 동네 이름의 유래(由來)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조선시대(朝鮮時代)에 벼슬아치들의 녹봉(祿俸)으로 제공하는 곡식 저장 창고(倉庫)를 마포나루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설치(設置)하였는데, 그 당시 창고의 이름이 광흥창(廣興倉)이었습니다. 오늘날 마포구(麻浦區) 창전동(倉前洞)을 경유해 가는 6호선(六號線) 전철역(電鐵驛)의 이름이  바로 광흥창역(廣興倉驛)이지요. 창전동(倉前洞)이라는 동네 이름은 와우산(臥牛山) 동쪽 기슭에 공미(貢米)를 쌓아 둔 광흥창 앞에 있던 마을이라는 의미에서 유래한답니다.

염리동(鹽里洞)의 이름은 문자 그대로 소금과 관련되어 유래한 이름입니다. 이 동네 동막역[東幕驛 : 용산선(龍山線)에 있던 철도역(鐵道驛)] 부근에 소금창고가 있었는데, 이곳과 가까운 곳에 소금장수들이 많이 살았다고 해서 소금 염()-마을 리(), 염리동이란 이름이 생겼습니다. 조선시대의 소금장수들은 동막(東幕)에서 사온 옹기항아리에 소금을 담았고, 마포나루 부근에서 새우젓이나 생선(生鮮) 등속(等屬)과 서로 맞바꾸었다고 합니다. 마포동(麻浦洞)의 소금배가 드나들던 소금머리골에는 소금 전()이 있었다고 합니다.

오늘날의 마포동에 이웃해 있는 대흥동(大興洞)동막이라고 불렀으나 조선조 중기 시절의 이름은 옹막이었습니다. 이 일대에는 오지독(오지그릇 독)과 질그릇을 생산하는 가마와 막()이 많은 마을이었기에 오지그릇을 뜻하는 ()이란 한자(漢字)를 인용해 옹막(甕幕)이라고 불러 오다가 근세에 이르러 (곡물 및 양념 종류를 담아 두는 오지그릇이나 질그릇)을 만드는 (), () 독막을 소리 나는 대로 표기(表記)동막으로 불렀던 것입니다. 동막이란 이름을 다시 한자(漢字)로 취음(取音)해서 동막(東幕)으로 표기하게 되었고요.

 

어쨌거나 옛날에 번성했던 마포나루는 개화(開化) 이후 서울에 철도가 놓여지면서 화물 집산지로서의 기능이 줄어들고, 육이오전쟁(六二五戰爭)을 치른 이후 남북한의 분단 상황에 의해 강화만(江華灣)이 막혀 한강(漢江)에로의 선박 출입들이 사라지게 되자 흥청거리던 마포나루의 역사도 종막을 고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가 개항(開港)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삼남지방에서 생산되는 어지간한 물화(物貨)들은 당연히 마포나루를 경유했지만 이곳에 경인선(京仁線)과 경부선(京釜線) 철도가 놓여지면서부터는 점차 젓갈종류의 집산 판매 장소로 전락하고 말았으며, 광복 이후 1970년대까지의 마포는 바로 인근(隣近)에 위치한 여의도(汝矣島)가 우리나라 정치 · 금융의 중심지로 개발될 때까지 서울 시내에서도 도시개발이 가장 낙후(落後)한 지역 중의 하나가 되고 말았습니다. 육이오동란(六二五動亂) 이후 마포는 더 이상 젓갈종류의 집산지도 아니었습니다. 한때는 운종가(雲從街 : 鍾路)의 부자(富者)들과 더불어 마포 사는 황부자(黃富者)소리를 듣던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던 마포 지역이 말입니다. 소금창고 일꾼이었으나 가난 때문에 약 한 첩 제대로 써 보지 못한 채 아내가 죽자 딸에게 유산을 물려주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았다는 마포 사는 황부자의 전설(傳說) 1965년에 이봉래(李奉來)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주연(主演) : 김승호(金勝鎬), 도금봉(都琴峰), 최지희(崔智姬)] 되어 당시 서울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기도 했었지요. 당시는 마포가 이미 쇠락의 길을 걷고 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본 당시 마포 사람들은 영화 내용에는 공감했겠지만, 이 영화의 공간적 배경이었던 마포가 훗날에 이르러 다시 번성하게 되리라곤 생각 못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 당시 마포 사람들은 자기들이 살고 있는 곳이 역대(歷代) 정부(政府)에게서 버림받은 지역이라고 여겼는지 선거(選擧)가 있을 때 때마다 줄줄이 야당(野黨) 출신 국회의원을 찍어 자신들의 울분을 간접적으로나마 표현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마포 쪽에서 야당 출신 국회의원으로 당선 되었던 유명인사들의 이름을 생각나는 대로 몇 분만 열거해 보면 김상돈(金相敦 1901~1986 : 제헌국회의원), 박순천(朴順天 1898~1983 : 6대 국회의원), 노승환(盧承煥 1927~ : 8, 9, 10, 12, 13대 국회의원), 김원만(金元萬 1910~1995 : 9 국회의원) 제씨(諸氏)입니다.

   

오늘날의 마포는 다시 비약적(飛躍的)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여의도가 개발이 되고 한강을 가로지르는  마포대교, 서강대교, 양화대교, 성산대교, 가양대교가 놓여지고, 지하철 2호선, 5호선, 6호선내부순환도로(內部循環道路)강변북로(江邊北路)와 연결되면서 마포는 다시 교통의 중심지가 되었고, 마포로(麻浦路)를 중심으로 빌딩(building)이 숲을 이루어 업무중심지구로 바뀌게 되었으며, 현대화된 초고층(超高層) 빌딩들의 업무시설은 인천 영종도 신공항(仁川永宗島新空港)의 지리적 여건과 연결되어 최고의 경제활동 기반 지역이 되었습니다.

 

이러구러 세월이 흘러서, 예전에 마포 지역과 마포 주민(住民)들을 가리켜 마포 새우젓 동네 마포 새우젓 장수와 같이 비아냥거리는 투로 했던 말들도 이제는 아련히 역사(歷史) 속으로 사라진 옛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마포나루에 대한 추억의 재현(再現)을 통해 서울 시민과 마포구민(麻浦區民)들의 향토애(鄕土愛)와 협동심(協同心) 내지 지역문화 사랑을 도모하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을 마포나루 새우젓축제 올해까지 포함하여 이미 여섯 번 열렸습니다.

  

이번마포나루 새우젓축제에는 새우젓 판매(販賣) 행사 말고도 작년에 이어 중요한 볼거리 행사로 대장간, 옹기전(甕器廛), 한약방(韓藥房), 소금 창고(倉庫)()을 마련해 보여 주었고, 그 옛날 조선시대에 마포나루 부근에 형성되었을 성싶은 전통시장 거리난전(亂廛 : 길에 벌여 놓은 가게)에 천일염(天日鹽), 건어물류(乾魚物類), 고추장, 된장 등 여러 지역의 농수산물 특산물들까지 출품시켜 축제행사에 참가한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습니다   

 

올해 축제(祝祭)가 작년만큼 성황(盛況)을 이루긴 했습니다만, 축제의 규모와 분위기는 어딘지 모르게 작년에 비해 1%가 부족한 듯이 보였습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좀 더 규모가 커지고, 행사 홍보(行事弘報)를 강화하여 좀 더 많은 시민(市民)들이 흥청거리며 이 축제에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보렵니다.

 

  저는 축제의 마지막 날인 일요일에 제 아내와 함께 참여해서 즐거운 하루를 보냈고 광천 독바위 토굴 새우젓  오징어젓갈을 구입했습니다. 앞으로 한동안 저희 집 식탁엔 새우젓과 오징어젓갈 냄새가 진동할 것 같습니다. 우리 집 자식놈들은 젓갈붙이를 싫어하지만, 저희 부부(夫婦)는 오불관언(吾不關焉)하기로 했습니다. 요놈들아! 너희들이 젓갈 맛을 알아?……라면서 말입니다.^^*

 

 

2013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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