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rd族 출신의 이슬람 영웅 Saladin
박 노 들
살라딘(Saladin : 1138~1193)은 중동(中東)의 쿠르드(Kurd) 민족 출신으로서, 살라딘(Saladin)이란 이름은 서구식(西歐式) 호칭이고, 이슬람식(Islam式) 정식 명칭은 ‘살라훗딘(Salāĥ-al-din)’입니다.
이집트에 아유브조(朝)를 창시(創始)한 영웅으로서, 1169년 파티마 조정(朝廷)의 재상(宰相)이 되었으나, 1171년에 파티마 왕조를 타도하고, 이어 시리아에 출병하여 북(北) 아프리카로부터 시리아-메소포타미아 일대에 이르는 광대한 제국(帝國)을 이룩했으며, 강력한 군대를 육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서구(西歐) 유럽 제국(諸國)의 십자군(十字軍)을 상대로 한 전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였으며, 제 3차 십자군을 이끌던 영국의 사자왕(獅子王) 리처드 1세(RichardⅠ : 1157~1199)와 치열한 공방전(攻防戰) 끝에 그와 신사적(紳士的) 휴전 협정(休戰協定)을 맺어, ‘예루살렘’을 포함(包含)한 팔레스타인(Palestine)에서의 지배력(支配力)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영국의 사자왕(獅子王) 리처드 1세가 영웅 ‘로빈 훗’의 주군(主君)답게 용감하면서도 관용(寬容)을 베풀 줄 아는 기사도(騎士道) 정신이 투철한 임금이었다면, 그의 라이벌 살라딘(Saladin)은 그 인물 됨됨이가 대범(大凡)하면서도 지혜로운 영웅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서로 상대에게 이기고 패한 경험을 공유(共有)한 두 영웅에 관한 이야기는 실제(實際) 있었던 이상(以上)의 전설적 무용담(武勇談)으로 전해져 오늘날까지 서구(西歐) 사회에 회자(膾炙)되고 있습니다.
살라딘(Saladin)은 ‘국가 공인 종교(國家公認宗敎)’를 ‘시아파(Shiah派)’에서 ‘수니파(Sunni派)’로 바꾸어 아랍권(Arab圈)의 통일을 회복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쿠르드(Kurd) 민족이 배출한 전무후무한 영웅임에는 틀림없으나, 민족 본거지(本據地)를 떠나 타국(他國)에서 단신(單身)으로 입신출세(立身出世)를 하였기 때문에, 그의 사후(死後)에 크루드(Kurd) 민족은 그 형세가 지리멸렬(支離滅裂)하여 삼천 년(三千年)이 넘는 오랜 민족 역사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인구(人口)가 삼천만(三千萬) 명이 넘지만━━ 일정한 터전과 자신들만의 나라를 갖지 못한 채, 중동(中東)의 터키와 이라크, 이란,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국경 일대에서 지금까지도 유랑민(流浪民)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살라딘(Saladin)을 이슬람(Islam)의 영웅으로 추앙하면서도 막상 그의 출신 민족인 쿠르드족의 불행한 역사를 외면하고 심지어는 학대까지 하고 있는 중동 이슬람 제국(諸國)의 현재 모습을 보면, 종교의 뒤에 숨어 있는 인간의 내재적(內在的) 모순(矛盾)━━ 즉, 이기적이고 야누스적(Janus的)인 인간 본성(本性)의 참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새삼 실감(實感)하게 됩니다.
‘오스만 터기 제국(帝國)’ 이래(以來)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터키(Turkey)의 ‘쿠르드족 사냥’이라든가, 이라크(Iraq)의 전(前) 독재자 ‘사담 후세인’의 화학무기(化學武器)를 사용한 ‘쿠르드족 대량학살(大量虐殺)’ 사건 등(等)은 그들이 노상 입버릇처럼 말하는 ‘이슬람 형제’란 말을 무색(無色)하게 하는 짓거리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 이라크(Iraq)에 우리 나라의 자랑스러운 ‘자이툰 부대(部隊)’가 파병되어 주둔(駐屯)하고 있는 북부(北部) 쿠르디스탄의 ‘아르빌(Erbil)’지역도 이라크 영토 내에 거주하고 있는 소수민족(少數民族) 크루드족(Kurd族)이 많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국제 사회(國際社會)는 각국의 냉혹한 현실주의에 입각한 ‘편(便) 가르기’에 의해 국가간의 교류관계(交流關係)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력(國力)을 강하게 키우고, 실력(實力)을 부단(不斷)하게 가꾸지 않는 한 그 어느 나라나 민족도 독립을 오래 유지하기가 힘듭니다.
그 사례(事例)는 비단(非但) 크루드 민족뿐만이 아닌, 지나간 20세기(二十世紀) 전반기(前半期)에 만(滿) 35년 동안 왜적(倭賊)에게 국권(國權)을 상실했던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저 팔레스타인(Palestine) 민족은 2000년 동안 살아온 자기 땅에서 지금부터 60년 전에 유태인(猶太人)들에게 쫓겨나 쿠르드 민족처럼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아라비아, 이집트, 모로코 등지(等地)에 이르기까지 사방(四方)으로 뿔뿔이 흩어져서 지금 이 순간에도 난민촌(難民村) 텐트(tent) 생활을 면(免)치 못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팔레스타인(Palestine) 민족은 불행중 다행(不幸中多幸)으로 야세르 아라파트(Yāsir 'Arafāt : 1929~2004)와 같은 걸출한 민족 지도자의 리더십(leadership)과 효율적인 강온 양면(强穩兩面) 투쟁 덕분에 현재(現在) 자치정부(自治政府)의 지위까지 얻어냈지만, 오히려 크루드 족은 1999년 민족 지도자인 오잘란(Abdullah Ocalan)이 터키 정부에 의해 체포된 이래 독립투쟁의 기세가 예전에 비해 상당히 위축(萎縮)되어 가고 있습니다.
위대한 영웅 살라딘(Saladin)의 후예인 쿠루드(Kurd) 민족이 오늘날까지도 면(免)하지 못하는 저 고단한 모습을 보며, 그와 같은 민족적 불행의 역사를 35년 남짓 경험한 우리로서는 실로 그들을 연민(憐憫)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도 저 쿠루드(Kurd) 민족이 처(處)한 현실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나’와 ‘민족’과 ‘국가’가 우리 미래를 위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인가를 새삼 숙고(熟考)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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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出典 : 拙稿[ID : 한림학사], Daum Portal site ‘신지식 프로젝트’, 학문 전공> 인문학> 사학, 2006-01-15 06:01 탑재(搭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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