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시(祝詩)-기념시

시조(時調)-새로운 맹세(盟誓)

noddle0610 2007. 9. 26. 19:04

 

      ♧ 時 調

 

새로운 맹세(盟誓)

 

━━ 우리 부부(夫婦) 은혼식(銀婚式)을 기념하며 ━━

 

 

사진  /  박   노   들    

                

 

 

  

 

          꿈결처럼 흘려 보낸 지나간 옛날이여.

          숨가쁘게 달리듯 바쁘게 산 지난날이

          어느새 모이고 모여 바로 오늘이구려.

 

 

          스물다섯 해 전(前) 그날이 바로 오늘인데,

          당신을 오래오래 여왕(女王)처럼 모시겠다던

          내 마음 바래고 바래 어느새 오늘이구려.

 

 

          당신을 향한 속마음은 변함이 없건만,

          당신에게 다짐한 말들은 다 허언(虛言)이 되었소.

          어느새 바래고 변(變)한 흰머리가 원망스럽소.

 

 

          우린 노총각 노처녀로 사월 초파일날 처음 만났지요.

          그 동안 몹시 고생한 당신은 아직도 고운 태(態)가 남았는데,

          어느새 이룬 것 없이 은혼식(銀婚式)을 맞았구려.

 

 

          아내여, 내 아내여. 우리 몸은 어느새 늙어가고 있나니,

          다른 욕심 다 버리고 애오라지 서로 어여삐 여기면서 살아 봅시다.

          당신을 처음 만났던 스물다섯 해 전(前) 그 때처럼!……

 

 

2007 9 26 () 오후

 

서울 상암동(上岩洞) 하늘 공원(公園)에서 

 

 

 

 

  후 기(後記)

 

  삼십대 중반 나이에 아내를 만난 지 넉 달 만에 서둘러 혼인(婚姻)을 한 것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25주년, 즉 은혼식(銀婚式)을 맞이하게 되니, 감개무량(感慨無量)하면서도 세월 여류(歲月如流)함에 무상감(無常感)을 느낍니다.

  마음은 아직도 청춘(靑春)이건만 인생(人生) 6학년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지라, 바로 이틀 전에는 지병(持病)이 재발하여 119 구급차(救急車)에 실려 병원(病院) 응급실(應急室)에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926일 낮에 어렵사리 병구(病軀)를 이끌고 우리 동네에서 가까운 상암동(上岩洞) ‘하늘 공원’에 가서 기념사진을 찍는 것으로서 저의 아내한테 미안하고도 고마운 마음을 표시하였습니다만, 내자(內子)의 속마음은 어떠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때하늘 공원 정상(頂上)에서 아내에 대한 저의 마음을 시조(時調)의 형식을 빌려 단숨에 써 내려갔는데, 막상 완성하고 보니 제 글에서 마치 유행가(流行歌) 가사(歌詞)와 같은 유치(幼稚)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진솔(眞率)한 저의 마음을 그대로 아내에게 전하고자 더 이상 퇴고(推敲)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내가 항상 제 곁을 지켜 주고 있기 때문에 저는 현재 그리 외롭지 않습니다. 아, 저는 정말이지 요즘도 제 아내를 처음처럼 변함없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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