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六月)을 맞아
올해 유월 달은 어느 해보다도
더 뜨거운 달이 될 것 같습니다.
몽골(Mongol)에서 불어온 황사(黃砂)도
여전히 하늘을 뒤덮을 것 같고요.
올해 유월 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짜증나는 달이 될 것 같습니다.
기름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계속 올려 뛰니,
차비(車費)가 더 들어
화도 나고요.
가뜩이나 물가(物價)가 올라
걱정이 이만저만 아닌데,
미친 소 파동(波動)까지 일어나니
이젠 사람마저 미칠 것 같습니다.
주말(週末)을 맞이한
어제 오후(午後)에는
시국(時局) 때문에
두근거리는 가슴을 달래 볼 겸
경건한 마음으로
우리 집 마당에 나가
여기 저기 굴러다니는
돌덩이들을 주워 모아
정원(庭園) 한 모퉁이에
아주 작은 돌탑을 쌓았습니다.
국태민안(國泰民安)을 기원하며
무영탑(無影塔)을 쌓던
신라(新羅) 시대 석공(石工)의
정성스러운 마음으로요.
돌탑을 쌓은들
하 수상(殊常)한 이 시절이
사랑하는 내 가족과 이웃과
우리 겨레를 피(避)해 가랴만,
코앞에 닥친 유월 한 달이
어느 해 유월 달처럼
뜨겁게 달아오를 것 같은
방정맞은 예감(豫感) 때문에,
오후(午後) 내내 우리 마당에
돌탑을 쌓았습니다.
무수히 새로 쌓고
무너뜨리다가,
결국에는 제 가슴속에도
파고다(Pagoda)를 세웠고요…….
2008 년 6 월 1일 아침
박 노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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