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랑

TV 방송에 나온 한우(韓牛) ‘푸름이’의 눈물을 보고

noddle0610 2010. 6. 13. 21:00



TV 방송에 나온 한우(韓牛) ‘푸름이’의 눈물을 보고


 

  저는 TV 예능 프로그램 ‘청춘불패’를 녹화(錄畵)하는 강원도 홍천군(洪川郡) 남면(南面)의 바로 이웃 고을 양구군(楊口郡) 남면(南面)의 한 농촌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종(土鐘) 강원도 감자바위’ 출신입니다.^^*


KBS TV ‘청춘불패’ 방송에 나오는 암소 ‘푸름이’의 눈물을 보고 그 원인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이 이러쿵저러쿵 갑론을박(甲論乙駁)하는 것 같아 이곳에다 저의 소회(所懷)를 몇 말씀 올리고자 합니다.


한우(韓牛) ‘푸름이’가 흘린 눈물은 누리꾼 여러분들의 지적대로 감정의 눈물일 수도 있겠고, ‘안구건조증’ 때문에 흘리는 눈물일 수도 있습니다. 농촌 태생인 저도 어린 시절 집에서 소를 키웠는데, 국민학교 시절에 기른 우리 집 소의 이름은 바로 ‘왕눈이’였습니다. 그 커다란 눈, 한없이 맑고 깨끗한 눈망울을 지금껏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소는 밭갈이나 논갈이에 ‘동네 최고’를 자랑하는 ‘일소’였건만, 불행하게도 병에 걸려 죽었습니다. 그 소가 죽을 무렵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것을 보며, 저희 할아버지와 어머니와 저는 대성통곡을 했지요. 저는 그때 소가 사람처럼 눈물을 흘린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안구건조증’ 때문에 소가 눈물을 흘린다는 사실은 제가 나중에 나이를 먹고 나서 비로소 알게 되었고요. 어쨌거나 농촌에 사는 사람들도 소가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것을 볼 수 있는 기회는 그리 흔하지는 않습니다. 농촌의 일상생활이 너무 바쁘기도 하고, 또는 그냥 간과(看過)하기 때문이겠지요.


작년인가 재작년인가에 상영한 이른바 독립영화 ‘워낭소리’에 등장하는 소가 죽음에 임박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볼 때도 저는 우리 집 소 ‘왕눈이’의 눈물을 기억 속에서 아련히 떠올렸고, 이번 주일 KBS 2TV ‘청춘불패’ 방송에 나오는 한우(韓牛) ‘푸름이’의 눈물을 보면서도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나 유년시절에 이별의 아픔을 최초로 느끼게 해 주었던 우리 집 소 ‘왕눈이’를 떠올렸습니다.


비록 미물(微物)이긴 하지만 정들었던 푸름이의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며 강원도 홍천군 유치리 마을을 떠나게 된 ‘소녀시대’의 이순규(써니) 양()은 아마 푸름이가 그녀와의 이별을 직감하고 눈물을 흘린 것으로 생각하였을 것이고, 제가 우리 집 소 ‘왕눈이의 눈물’를 지금껏 기억하고 있듯이 어쩌면 이순규 양도 앞으로 평생 동안 ‘푸름이의 눈물’을 짠하게 기억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2010 6 13일 일요일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