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교유록(交遊錄)

옛 문우(文友) 김주환 군에게

noddle0610 2010. 1. 5. 19:00


옛 문우(文友) 김주환 군에게

 


경인(庚寅) 새해를 맞아 복() 많이 받으시게 

오랜만에 자네 글을 읽고 잠시나마 회고의 정에 눈시울을 붉혔네.


자네나 나나 문청(文靑) 시절엔 문학에 대한 열정도 제법 있었는데, 먹고 사는 게 뭔지 나 역시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글쓰기와는 거의 담을 쌓고 살았다네. 회월(懷月) 박영희(朴英熙) 선생이 “얻은 것은 이데올로기(Ideologie), 잃은 것은 예술(藝術)이라” 말한 것을 패러디(parody)해서 표현한다면, 내가 얻은 것은 우리 가족 다섯 식구의 삶이요, 잃은 것은 바로 문학이었네그려.^^*


그래도 가슴 한구석에는 지금도 사십여 년 전 자네와 처음 만났을 때처럼 문학에 대한 로망(roman)이 서리서리 ‘똬리’를 틀고 있네.


퇴직(退職)과 동시에 건강마저 잃어 버려서 자신(自信)은 별로 없지만 내가 죽기 전에 꼭 탈고(脫稿)해야 할 것이 하나 있어서, 그 때문에 요즈음엔 정기적인 병원(病院) 나들이와 병행하여 자료수집으로 하루하루를 어렵사리 소일(消日)하며 지내네. 설령 내가 품은 뜻을 끝내 못 이룬다 해도 꿈을 간직하고 추진한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네그려.


주치의(主治醫) 선생님 지시에 의해 영하 2~3도 이하(以下)엔 외출 금지인데, 요새는 날씨가 연일 영하 10도 안팎을 기록해서 아예 가벼운 산책조차 못하고 집에 갇혀 지내느라 갑갑해 죽을 지경이네.


옛 문우(文友) 강경식 군(), 박명우 군() 등과는 지금도 일 년에 서너 번씩 만나는데, 날씨 따뜻해지면 언제 한번 만나 자네랑 오랜만에 회포를 풀어 보세.


긴한 이야기나 좋은 일 또는 여타(餘他) '알림 사항'이 있으면, 즉시 E-Mail로 사연 보내 주시게나.


 

2010 1 5 일 오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