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시조

4월은 간다

noddle0610 2010. 4. 30. 23:25

 

 

 

4월은 간다

 

 

 

 

먼산 밑 아지랑이

아른아른 춤추던 날

 

4월은 꿈결처럼 

급히 다녀가시느라

 

금년엔 꽃만 피우고

말씀없이 가셨다.

 

 

2010430

 

 

 

 

후 기 (後記)

 

  올해 4월은 옛날 중국의 명시(名詩) 소군원(昭君怨)에 보이는 표현 그대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봄이었습니다. 이상 기온(異常氣溫) 현상 때문에 4월 하늘에 백설(白雪)이 난분분(亂紛紛)하게 휘날리는 모습을 보아야 했습니다.

  금년에도 봄맞이 통과 의례(通過儀禮)로 진달래, 벚꽃, 목련화(木蓮花) 따위들이 잇달아 피긴 했지만 몹쓸 날씨 때문에 금방금방 꽃잎이 떨어지더이다. 저희 집 마당에는 4월 19일 아침에 동백(冬柏)이 때늦게 붉은 꽃을 피웠습니다. 그것도 여의도(汝矣島) 윤중로(輪中路) 길의 벚꽃들이 다 떨어질 무렵에 말이외다. 대저(大抵) 서울 지방에서는 벚꽃보다 동백이 먼저 피어야 순리(順理) 아니겠습니까.  

  이러구러 올해에는 음력(陰曆) 춘삼월(春三月)의 낭만(浪漫)을 만끽(滿喫)할 사이도 없이 4월을 보내버렸습니다.

  천안함(天安艦) 마흔여섯 용사들의 순국(殉國)으로 인해 5천만 겨레가 한 달 내내 눈물로 보낸 경인년(庚寅年) 4월 달도 오늘 날짜를 끝머리로 해서 저 멀리 역사(歷史)의 뒤편으로 아스라이 사라질 것입니다.

 

20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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