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名詩) 감상

단풍 유감(丹楓有感)

noddle0610 2013. 11. 10. 20:00

 

 

 

 

 

 

 단풍 유감(丹楓有感)

— 홍윤기(洪潤基) 선생의 명시(名詩) 단풍을 읽고 나서 —

 

단풍(丹楓)은 그 색깔들이 온통 울긋불긋하다.

단풍 중의 백미(白眉)는 뭐니뭐니해도 홍엽(紅葉)이다. 붉은 색깔의 단풍은 한 떨기 꽃인 양 아름답고 화려하기까지 하다. 그 앞에선 붉은 장미(薔薇)조차 차마 얼굴을 꼿꼿이 들 수 없을 정도다.

짙게 붉은 단풍은 마치 활활 타오르는 불꽃과도 흡사하다.  늦가을에 온 산(山)을 새빨갛게 물들여가는 단풍의 추세(趨勢)는 온 산을 시뻘겋게 태우는 불길의 거센 기세(氣勢) 바로 그것이다. 그 대단한 기세 앞에 온 세상이 금방이라도 고개를 숙일 것만 같다.

자고이래(自古以來)로 아름다움을 유별나게 탐()하기로 삼라만상(森羅萬象) 가운데 우리들 사람 말고 또 어떤 유명한 존재가 있으랴.  만산홍엽(滿山紅葉)의 색깔이 점점 더 짙어질수록 웬만한 산등성이엔 사람들이 다수 꾀게 마련이다.

앞으로 얼마 안 있어서 겨울이 닥쳐옴과 동시에 자기 운명이 다할 것을 미리 알고 저녁나절 즈음의 태양처럼 더욱 아름답고 화려한 붉은 색깔로 마지막 치장(治粧)을 해 보려는 만산홍엽을 바라보며, 속세(俗世)의 인간(人間)들 또한 자신의 유한(有限)한 운명을 잘 실감하고 있는지라 그들은 울긋불긋한 차림으로 산에 열심히 올라가 저마다 고함을 지르기도 한다.

야호!……

야호!…… 

자신들의 존재성(存在性)을 확인하려고 산새들을 비롯해 모처럼만에 안식을 취하려는 온갖 산짐승을 다 놀라 도망가게 하는 일부 인간 군상(人間群像)들이 하는 짓거리야말로 참으로 고약하다. 그런 인간들의 함성(喊聲) 소리에 지지 않으려는 듯 대자연(大自然)의 침묵 속에서 오히려 활화산(活火山)처럼 맹렬하면서도 더욱 붉게 타오르는 나뭇잎들의 마지막 향연(饗宴)은 정말 눈물겹게 아름답다.  아무려면 어떠랴. 만산홍엽도 야단스레 붉고 그 속의 인간들 또한 경치에 취해 몸도 마음도 온통 붉게 물들어가고 있나니, 바로 이런 경우를 일러 물아일체(物我一體)라고 하렷다.   

 

2013 11 월 초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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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붙이는 글

 

이번 가을에 들어와 어느 날 지하철(地下鐵)을 타려는데,월드컵경기장역(-)의 승강장(乘降場) 스크린도어에 게시된 시() 한 편이 저의 눈에 쏙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홍윤기(洪潤基) 시인의 단풍(丹楓)이라는 시였습니다. 때가 때인 만큼 시가 너무 마음에 들어 디지털카메라(digital camera)로 촬영을 했습니다. 이곳에 올린 첫 번째 사진, 단풍(丹楓) () 작품의 배경 속에 살짝 보이는 카메라맨(cameraman)이 바로 소생(小生)이올시다.^^* 그날 때맞춰 나들이 길에서 단풍이 곱게 물든 나무와 숲을 촬영한 것들이 수십여 장 있었기에, 그중 눈여겨볼 만한 사진들을 추려서 저의 감상문(感想文)과 함께 이곳에 등재(登載)해 놓았습니다. 유감(遺憾)스러운 것은 저의 건강이 여의치 못해 직접 등산을 못하고 먼발치에서 만산홍엽(萬山紅葉)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서 사진을 촬영하였다는 점입니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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