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명상(瞑想)

새 천년(千年)을 맞으며

noddle0610 2007. 1. 1. 01:00


새 천년(千年)을 맞으며

 

반세기(半世紀) 남짓을 바쁘게 살아오다가

새 천년(千年)을 맞이하니

꼭 인생(人生)의 절반(折半)을 산 기분인데

허허, 과연 내가 앞으로

반세기(半世紀)를 더 살 수 있을까…….

 

아니면 십 년(十年),

이십 년(二十年)?……

 

지금 건강(健康)으로

삼십 년(三十年)을 더 산다면 기적이겠지.

 

모두들 새 천년을 맞으면

유토피아(Utopia)라도 될 것처럼

야단야단(惹端惹端)들인데


허허! 내 마음은 정말 허허롭구나.

 

설렘도 기다림도 없지만

저 동편 하늘에 떠오르는 햇살이

정말 새삼스럽긴 하구나.

 

언제 내가

새해를 맞으면서 소망을 이야기하고

감상적(感傷的)인 기분에 젖어본

순간이 있기나 했던가.

 

새 천년, 새 천년…… 하도 야단들이니,

 

나 또한 새삼스럽게 정동진(正東津)이나

지리산(智異山) 천왕봉(天王峰)에는 못 가지만

 

저 동녘 하늘에 떠오르는

여명(黎明)의 햇살이

거기선 얼마나 근사하게 보일까 그게

자못 궁금하구나.

 

지나간 반세기(半世紀)

너무 고달프고 바쁘긴 했지만

그걸 느낄 사이도 없이 살았다는 것만도

내게는 행복(幸福)이었네.

 

새 천년, 새 천년 타령에

과거를 돌아보고

허허 웃을 수 있는 것만도

그저 내게는 행복이라네.

 

이 아침 새 천년을 맞이하며

누가 나한테 소망을 묻는다면,

 

십 년, 이십 년, 혹은 삼십 년 후

이 세상 떠날 때

허허 웃으며 갈 수만 있다면

 

그게 바로 행복이고

그게 바로 나의 간절한 소망이라고

말하고 싶네.

 

더 큰 소망이나 욕심 부리지 않고

허허 웃으며 이 세상 떠날 때까지

()하지 않게 살다 갈 수 있다면

정말 얼마나 좋을까…….

 

남들처럼 설렘도 기다림도 없지만

새 천년, 새 천년

산지사방(散之四方)에서 야단들이니

 

나 또한 실낱같이 새해 벽두(劈頭)부터

마음이 흔들리는구나.

 

그리고 또 실없이

허허 웃음이 나오는구나.

 

이른바 '희망의 새 천년(千年)' 첫 아침에…….

 

 

서기 2000 1 1

 

새 밀레니엄(millennium)이 시작되는 날

여명(黎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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