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시(祝詩)-기념시

백학(白鶴)처럼 천수(天壽)를 누리시며 행복하소서

noddle0610 2006. 1. 18. 01:22

 

 

   祝 詩 

 

白鶴처럼 天壽를 누리시며 幸福하소서


김정화 여사님의 華甲을 기리며


       


                                 1



   지난겨울엔 눈도 참 무던히 내리더니



   벌써 봄이 저만치에서


   성큼성큼


   다가오는 모습에



   우린 지금 행복합니다.



   아직 들녘은 푸르지 않지만



   지금쯤


   여유롭게 갯벌과


   논밭을 누비고 있을



   백학(白鶴)의 기품(氣品) 있는 모습을


   그리노라면



   생각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보기만 해도 평화로운


   날갯짓,


   그러다가 푸른 하늘을 향해


   비상(飛翔)하는


   저 고운 자태(姿態)…….



   백학(白鶴)은 천년(千年)을 산다기에


   더욱 흠모의 대상일 수밖에 없나 봅니다.



   그토록 많은 겨울과


   풍상(風霜)을 겪었으면서도



   시련일랑


   단 한 점(點)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의연(毅然)하고


   의연(依然)하여



   찬탄(讚嘆)하지 않을 수 없는


   고상(高尙)함이여!



   수많은 세월을 인고(忍苦)하며


   연륜(年輪)의 성숙(成熟)과 함께



   날이 갈수록


   해가 갈수록



   바래지 않고


   더욱 흰빛을 발(發)하는



   고절(高節)한 기품(氣品)이여!



   그 어느 해보다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


   지난겨울을 보내고



   봄이 저만치에서


   성큼성큼


   다가오는 모습을 보며,



   우린 지금



   넓은 갯벌과 논밭 사이를


   긴 다리로 성큼성큼


   누비고 있을



   백학(白鶴)의 모습을


   그려보고,



   새삼 흠모해 마지않습니다.



                                 2



   백학(白鶴)의 모습은


   마치 먼 옛날 귀족의 후예인 양



   늘 우아(優雅)해서 바라보기에도 좋습니다.



   때로 그 고아(高雅)한 모습이 눈에 띄면


   이 풍진(風塵) 세상에


   홀로 눈처럼 흰 자태(姿態)가


   가슴 아리게 돋보이면서도



   외려 자신은


   겸손하고



   늘 따스하고



   항상 넉넉하고


   평화롭고



   여전히 점잖은 모습을 잃지 않아,



   마치 흠모하던 군자(君子)를


   오랜만에 만나는



   그런 느낌입니다.



                                 3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한


   겨울 끝 언저리



   1944년 일제(日帝)가 최후의 발악을 하던


   갑신년(甲申年) 음력 2월 초하루에


   태어나시어,



   곧 해방(解放)의 봄을 맞으시더니



   6·25와 4·19


   5·16과 10·26


   ………………


   제1공화국(第一共和國)에서


   제6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숫자의 나열(羅列)만큼이나


   파란(波瀾)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저 60년 세월을


   의연(毅然)하게 인고(忍苦)하시며


   살아오신 당신(當身)께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존경받아 마땅하십니다.



   6·25 사변(事變)의 여파(餘波)로


   모두 잿더미가 되어



   전세계(全世界) 120여개(餘個) 나라들 중


   인도(印度) 다음으로 가난하였던



   1950년대(年代)와


   1960년대(年代)…….



   그 때가 바로 당신(當身)께는


   인생의 황금기(黃金期)이셨습니다.



   한 사람 당(當) 국민소득이


   한 해 100달러도 못되던 시절,



   부자(富者)와


   가난한 자의 차이를



   겨우 밥술이나 뜨고 있는지 여부로 


   가려야 했던 그 시절에,



   바로 당신께오서는



   10대(代) 소녀의 꿈을


   키우셔야 했고



   20대(代)의 싱그러운 젊음을


   보내야 하셨으니,



   아! 어찌 오늘의 젊은이들이


   당신(當身)께서 살아오신 시절의


   애환(哀歡)을 짐작이나 하오리까.



   그 어려운 시대의 격랑(激浪)을


   좌절(挫折)하지 않으시고


   은인자중(隱忍自重)하시며



   연륜(年輪)의 성숙(成熟)과 함께


   백학(白鶴)처럼 고절(高節)하게


   살아오신 당신(當身)께



   저 심연(心淵) 깊은 곳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힘찬 박수(拍手) 소리를 들려 드리고 싶습니다.



                                 4



   아름다운 젊은 날



   아름다운 젊은이만이


   선택할 수 있는



   조국의 간성(干城)


   …………………


   장래가 촉망되던


   대한민국의 젊은 육군 장교,



   바로 그 무인생(戊寅生) 배필(配匹)을


   젊은 날의 한복판에서 만나신 것은



   당신(當身)을 무한하게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숭고한 예정(豫定)이시자



   당신(當身)이 살아오시면서 선택하신 것 중


   가장 돋보이는 선택(選擇)이셨습니다.



   하늘 위로 높이 비상(飛翔)하여


   모든 것을 조감(鳥瞰)할 수 있는


   백학(白鶴)이셨기에



   찾아온 행운(幸運)이시기도 합니다.



   언제나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릴 각오를 해야 했던



   믿음직한 청년장교(靑年將校),



   바로 그 믿음직한 군인(軍人)의 아내가


   걸어야 했던 길에는


   결코 사랑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남 모르는 외로움과


   어려움 때문에



   남몰래 눈물을 흘리신 날도


   있으셨을 것이외다.



   풍상(風霜) 속에서도


   능히 천년(千年) 세월을



   때묻지 않고


   고절(高節)하게 인고(忍苦)하는



   백학(白鶴)의 기품(氣稟)이 있으셨기에,



   철쭉꽃 피는 윤사월(閏四月) 지나


   천둥소리가 먹구름 속에서 울던


   여름철 긴 장마를 견뎌내실 수 있었고,



   드디어 당신(當身)께오서는


   부군(夫君)의 양(兩) 어깨 위에 빛나는



   영광(榮光)의 ''을 보실 수 있었던 것이외다.



   서른 해가 넘도록 끄떡없이


   군문(軍門)에 몸 바쳐 오신



   부군(夫君)의 지난날은 한 마디로


   장엄한 인생(人生) 행진이셨고,



   오랜 세월 곁에서 내조(內助)하신


   당신(當身)의 인생 또한



   별빛 못지않게 눈부시외다.



   새삼 저 심연(心淵) 깊은 곳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감동의 박수(拍手) 소리를


   당신(當身)께 들려 드리고 싶습니다.



                                 5



   저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샘솟는 감동(感動)을 참을 길 없어



   처음으로 당신(當身)께 “여사(女史)님”이라


   불러 봅니다.



   여사님!


   지난날들을 결코 아쉬움으로만


   되돌아보지 마십시오.



   참으로 여사님께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훌륭하고


   아름다운 삶을 사셨습니다.



   앞으로 세상에서는


   정말 보기 힘든



   한국 여인의 부덕(婦德)을


   조용히 꽃피우시며


   오늘을 맞이하셨습니다.



   오늘 이 순간부터는



   새로 시작되는


   第二의 인생을



   저희 가족(家族)과 친지(親知)들에게


   환하게


   활짝 열어 보이소서.



   나이는 숫자의 열거(列擧)일 뿐


   아직도 여사(女史)님은



   충분히 아름다우십니다.



   언제까지든


   늘 변함없이 천년(千年)을 산다는


   백학(白鶴)의 기품(氣稟)과



   따스함과


   평화로움과


   ……………


   믿음


   소망


   사랑을 지니소서.



   지난겨울엔 눈도 참 무던히 내리더니



   봄이 저만치 성큼성큼 다가오는 모습에


   우린 지금 행복합니다.



   이 기쁜 날


   여사님이 환하게 웃으시니



   이 자리에 모인 가족 친지


   모두모두 행복합니다.



   지금처럼 작은 즐거움이


   매일매일 쌓이면



   행복한 웃음꽃이


   댁내(宅內)에 가득 차고


   남을 것이오니,



   여사님께오서도


   오늘부터 새로이 시작되는


   第二의 인생을 맞아



   부군(夫君)이신 최장군(崔將軍)님과


   사랑하는 영식(令息) · 영애(令愛)와


   그 배필(配匹)들과


   손주들과 함께



   백학(白鶴)처럼 오래오래


   천수(天壽)를 누리시며


   행복하소서.



 

2004 2 28



여섯째 弟夫

 

박 노 들 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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