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거리-食道樂

고들빼기

noddle0610 2008. 10. 28. 17:15

 

 

 

 

 

· 사진 /   박   노   들  

 

 

 

 

 

 

  육촌 동생 부부(夫婦)가 고향 집 텃밭에 심어 놓은 고들빼기가 싱싱해 보인다.

 

  옛날에는 야생(野生) 고들빼기만 호미로 캐서 먹었는데, 지금은 부지런하기만 하면 누구나 밭에다 고들빼기를 재배(栽培)하여 실컷 먹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고들빼기까지 직접 심어 먹는 동생 부부(夫婦)의 근면함에 머리가 숙여진다.

 

  야생종(野生種) 고들빼기는 사람이 손수 기른 것보다 그 맛이 무척 쓰다. 그래서 야생종 고들빼기 날것을 누구나 다 즐겨 먹지는 않는다. 그러나 나는 한 입 베어 물면 흰색 진액(津液)이 나오는 자연산(自然産) 고들빼기 날것을 뿌리째 고추장에 찍어 먹기를 즐기곤 한다. 고들빼기로 담근 김치도 즐겨 먹기는 하지만, 들판이나 야산(野山)에서 금방 캐어 온 고들빼기, 그것도 아무런 가미(加味)도 하지 않은 고들빼기 날것을 더 좋아한다. 이런 나의 식성(食性)을 다른 사람들은 엽기적(獵奇的)으로 보기까지 하지만, 옛 어른들은 모두 나와 같은 방식으로 고들빼기를 즐겼다. 외갓(外家)집의 지체가 높은 사람이 입에 쓴 고들빼기를 잘 먹는다는 말까지 곁들여 가며, 옛날 어르신들은 당신(當身)들의 외가댁(外家宅) 신분이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듯이 방금 밭에서 캐 온 고들빼기를 양념도 전혀 안 한 채 고추장이나 된장에 찍어 열심히들 잡수셨다.

 

  그런데 우리 집의 아들딸 세 녀석은 한결같이 고들빼기를 싫어한다. 아마 자기들 엄마의 친정(親庭) 집안이 친가(親家)인 박씨 문중(朴氏門中)보다 지체가 낮음을 본능적으로 터득(攄得)하였나 보다.^^*

  

2008 년 8 월 16 일

 

 출처 : 졸고(拙稿) 삼 년 만에 찾아간 고향 집 정경’ 내용 일부 발췌,  

 

 

 

 

 

원문 : Daum  blog  노들 누리,  Photo & 글, 2008.08.24 18:10  

주소 : http://blog.daum.net/noddle/1341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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