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유감-세태비평

카페 회원 닉네임 실명제 전환에 대한 의견

noddle0610 2009. 2. 8. 16:27

 

 

 

 

카페 회원 닉네임 실명제 전환에 대한 의견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이 우리 카페(cafe)를 비롯해 전국의 학교 동문 카페종교인 친목 카페에 연쇄적으로 일어나 우리 모두에게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 카페(cafe)에는 금전적 피해를 입은 일들이 없었던 것 같아 불행 중 다행(不幸中多幸)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수내국민학교 동문들이 모두들 현명하고 냉철하게 대처를 하여, 비록 금전적 피해는 없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한 정신적 충격과 상처는 상당히 컸으리라고 봅니다. 아직도 놀란 가슴을 완전히 진정시키려면 시일이 좀더 필요하겠지요.

  이번 외부인사(外部人士)에 의한 금전 사기(金錢詐欺)시도(試圖) 및 특정인 사칭(特定人詐稱) 사건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재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요새 동문들이 사기 사건으로 놀란 심정을 우리 카페의 출근 알림방 등 여러 게시판을 통해서 거의 매일(每日) 하소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대담하게 범인(犯人)으로 추측되는 사람이 카페를 들락날락한다든가, 수시로 이름을 여러 차례 바꾸어 가며 쪽지를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보내는 작태(作態)가 바로 그 증거이지요.

  따라서 조금이라도 카페의 안전과 우리의 피해를 줄이고자 현재의 닉네임(nickname)을 완전 실명제(實名制)로 바꾸자는 여러 동문들의 제의(提議)는 저도 100% 동의하는 바입니다.

 

  저 자신도 현재 실명(實名)이 아닌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기에 우선 동문 여러분께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사실 글을 쓰는 사람이라 저와 동명이인(同名異人)의 문인(文人)들이 여러 분이 계셔서, 혼란을 방지하고자 젊은 시절부터 본명(本名) 대신 필명(筆名) 이름을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니까 저의 닉네임은 동명이인들과 혼란을 피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쓰기 시작한 저의 아호(雅號)이자, 필명(筆名)이지요.^^*

 

  실제로 저와 가까운 선후배님들은 술자리나 사석에서 저의 본명을 부르지 않고 아호(雅號)를 더 많이 불러들 주십니다. 특히 제가 환갑(還甲) 나이가 되니까, 어른의 이름을 마치 아이들 이름 부르듯 함부로 부르기가 면구(面灸)스러운데 박형(朴兄)은 운치 있는 아호(雅號)가 있어 부르기가 편하다며, 저에게 고마워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이지요. 칭찬에 대한 답례로 저는 그분들의 아호를 새로 지어 주고, 저도 그분들을 부를 때 아호로 불렀고요.

  1983년 우리 큰딸이 태어나던 해부터 1986년아시안 게임이 열리던 해까지 4년 동안 원주(原州)에 있는 상지대학교(尙志大學校)에 강의(講義)를 나간 적이 있는데, 제가 강의하던 학과(學科) 교수님 가운데 저와 본명이 같은 분이 계셔서 학생들이 처음에는 혼란스러워했지만 제가 아호를 가르쳐 주었더니, 학생들도 편하게 여기고 동료 교수님들도 좋아해 하였습니다. 우리나라 문단(文壇)에 남자 시인과 여류 소설가, 방송기자 중에도 저와 이름이 같은 분들이 몇 분 계셔서, 아마 앞으로도 저는 죽을 때까지 아호 겸 필명으로 더 많이 활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수내학교 동문이거나 우리 카페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동문들 가운데는 저의 친척 형제들이 많더군요. 아마 저의 사촌-육촌 남동생이나 여동생들 숫자를 모두 합하면 저의 할머니 친정 쪽인 단양(丹陽) 장씨(張氏) 동문들과 더불어 머릿수가 가장 많지 않나 사료(思料)합니다. 제 동생들도 이제는 나이 많은 이 못난 형(兄)이나 이 못난 오라비에게 저의 아호를 덧붙여노들 형님이나노들 오라버니라고 부르는 것이 훨씬 마음에 부담이 없을 것입니다.  

  바로 손위와 아랫사람 사이, 나이 많은 사람 사이에 서로의 이름을 마구 불러 주었을 때의 어색함을 누그러지게 하기 위해, 운치 있는 이름을 하나 더 지어 부르는 것이 중국(中國)이나 우리 나라에서 아호(雅號)를 사용하게 된 단초(端初)였지요.

 

  그건 그렇고!……  

 

  고약한 해커(hacker)들로부터 카페 회원들의 사생활(私生活)을 보호해 주기 위해 모든 포털 사이트(Portal site)에서 닉네임을 사용하는 것이 몇 해 전까지의 관례(慣例)였는데, 오히려 작금(昨今)의 사태와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 이제는 상당수 카페가 실명제(實名制)로 전환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곳 카페에 가입한 이후에 올린 글들은 앞으로 기회가 닿으면 다시 퇴고(推敲)를 해서 모두 ‘박노들’이란 이름으로 출판(出版)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동명이인(同名異人)들 때문에 어차피 본명(本名)으로는 책(冊)을 못 낼 것이고, 그럴 경우에 대비해 마련한 아호(雅號) 겸 필명(筆名)이라서 동문 여러분께도 저의 필명(筆名)으로 미리 친숙해지려고 박노들이란 이름을 사용해 왔는데, 이제 와서 보니 우리 카페에서 저 혼자만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더군요.

 

  결코 저 자신을 숨기고자 닉네임을 사용한 것은 아니니 오해들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카페에 회원 가입 인사를 할 때 저의 입학년도와 졸업회수를 밝혔고, 실명(實名)도 분명히 밝혔으며, 여러 차례 올린 글들과 사진을 통해 저의 집안 내력이나 저의 신상(身上)에 관해 언급을 거듭했기 때문에, 우리 고향 토박이 동문들께서는 비록 저와 나이 차이가 상당히 나는 후배님들일지라도 제가 누구란 것을 다 아실 것입니다. 더구나 저의 여러 친인척 동생들이 저의 글에 덧붙인 댓글들을 읽어보신 분들은 제가 누구의 형이고 오라비라는 것을 모두들 잘 아실 것입니다.

 

  어쨌거나 본의 아니게 카페 회원 중 마지막 닉네임 사용자가 된 것 같아,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이번 사태와 유사한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여러 동문들께서 실명제 전환을 주장하셨는데, 현재 회원 중에는 저 한 사람만 닉네임이고 나머지 분들은 모두 실명을 사용하고 있는 듯하니, 저 말고 다른 분들 가운데 본명이 아닌 닉네임을 사용하는 분이 계시지 않나 하고 오해는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란 말이 있습니다. 태산이 떠나갈듯 요란을 떨더니, 튀어나온 것은 쥐새끼 한 마리뿐이더라, 이런 뜻이지요. 즉 떠들썩한 소문에 비해 실제의 결과는 보잘것없음을 비유한 말입니다.

 

  불쾌한 사건이긴 했습니다만 금전적 피해를 입은 일들이 없었던 것 같으니, 혹시 아직도 범인(犯人)이 우리 동문 카페에 몰래 들어왔다가 이번 사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회원들의 글을 보고 회심(會心)의 미소를 지으며 계속 장난을 치지 않도록, 어서 빨리들 마음을 추슬러 평상심(平常心)으로 되돌아갑시다.

 

  범인(犯人)이 우리를 만만하게 여기지 않도록 의연(毅然)하게 대처하십시다.

  우리 카페는 요즘 서울 강남(江南)에서 유행한다는 귀족계(貴族契) 모임도 아닌데, 더 이상 두려울 게 무엇이 있습니까.

  어떤 작자(作者)가 여러분에게 대뜸 인터넷(internet) 온라인(on-line)으로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그 사람 얼굴을 직접 대면하고 확인하지 않은 한(限) 상대(相對)하거나 동요(動搖)하지 마십시다.

 

  실명제 취지에는 전적으로 찬동합니다만,박노들이란 필명을 사용한 글을 써야 비로소 존재감(存在感)을 느끼게 되는 저로서는 앞으로 이 카페에서 더 이상 저의 자랑스러운 필명을 사용할 수 없는 아쉬움 내지 상실감 때문에, 상당 기간 동안 새로운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동명이인이 많은 저의 본명(실명)으로 글을 쓰기는 정말이지 싫거든요. 그렇지만 앞으로 이곳 동문 카페로그인(log in)하여 여러분께 출근 인사를 드리거나 댓글을 쓸 때는 회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반드시 실명(實名)을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수내국민학교 동문 여러분의 가정에 하느님의 가호(加護)가 늘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2009 년 2 월 8 일

 

박   노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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