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교유록(交遊錄)

솔밭 선생님이 전해 주신 올해 마지막 가을걷이 소식

noddle0610 2011. 11. 7. 16:01

 

 

 

 

 

가을걷이

 

 

 

나의 유일한 '서울 농장(農場)' 24평의 '미니(mini) 정원'이다.

 

대지 60평 중 36평에는 주택이 자리 잡고, 자투리땅에는 수십 종의 농작물(몇 그루의 정원수와 화초류들)과 지렁이들이 우글우글한 '거름 더미'가 있다.  

지렁이떼의 서식지(棲息地)인  '거름 더미'는 차라리 '지렁이 동물원'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미니(mini) 정원'에서 대추나무 한 그루와 산수유 한 그루, '지렁이 동물원' 만이 손익계산서상으로 나의 가정경제(家政經濟)에 플러스(plus) 역할을 해 주고 있다.

 

단풍나무 밑에 거름 더미를 만들어 두었더니 여기저기서 지렁이들이 다 모여들었고, 웬만한 채소 쓰레기는 거의 대부분 거름 더미에 파묻어 두면 수천(?) 마리의 지렁이들이 먹어 치운다. 이는 국가적으로도 효율적인 오염 예방 방법이 될 수 있고, 가정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등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실내용 화분 몇 개씩은 키우고들 있다. 화분의 흙도 1~ 2년마다 갈아주어야 하는데 새 흙의 공급도 문제려니와 헌 흙의 처분도 성가신 일이다. 이 때 산성화된 헌 흙을 '지렁이 동물원'에 부셔서 섞어 주면 지렁이들이 정화시켜 재활시킨다. 이는 30여 년간 체험으로 터득한 나만의 노하우(know how).

 

오늘은 우리 집 최고의 경제수(經濟樹)인 대추나무를 손보기로 했다. 30여 년 전에 현재의 집으로 이사 올 때 이미 고인이 된 장조카가 가져다 심어 준 것이다. 뿌리는 우리 터에 심겼으나 열매가 맺히는 가지 부위의 절반 이상은 8m 도로변(道路邊) 서울시 소유 영공(領空)을 차지하고 있으니 온전한 우리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손을 대기가 무섭게 어느새 대추나무 잎들이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도로변이 낙엽들로 지저분해져, 오늘은 아예 나머지 나뭇잎들을 한꺼번에 장대로 털고 그것을 쓰레받기에 쓸어 담아, 지렁이들의 낙원인 우리 집 담장 안의 거름 더미께로 옮기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 속내 모르는 마을버스 운전기사는 내게 고마운 표시로 수인사(修人事)를 하며 지나간다.

 

 

2011 11 5 방배동 우거(寓居)에서  

 

솔 밭  잡필(雜筆)

  

 

 

hanmail 보내신 분 : 솔밭 11.11.06 15:39    

 hanmail 받은 사람 : 노들 11.11.0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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