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리운 내 고향

벌초(伐草)하는 날

noddle0610 2013. 8. 31. 18:00

 

 

   [창작 시조]

  

벌초(伐草)하는 날

 

 

 

 

 

 

 

 

1

 

지난밤 고향(故鄕)에는

겨레붙이 모두 모여

 

밤새껏 화기애애(和氣靄靄)

이야기꽃 피웠겠다.

 

오늘은 성묘(省墓) 마치고

옛 추억에 잠겼으리.

 

2

 

한가위 앞두고서

해마다 찾던 고향

 

어느새 나이 들어

시름시름 앓다 보니

 

올해는 가지 못한 채

긴 시름에 잠기다.

 

3

 

해마다 잊지 않고

당연히 찾던 선산(先山)

 

내년(來年)엔 뵈오리라

마음 굳게 다지지만

 

그 약속 장담(壯談) 못해서

부끄러운 이 사람아!……

 

 

2013 8 31   

 

朴 노 들

 


 

‘겨레붙이’의 뜻 : 혈연관계가 있는 사람.  친척(親戚)

  


 

 

 

   ☞ 덧붙이는 글

 

  올해는 예년(例年)보다 계절상으로 추석(秋夕)이 다소 빨라졌기 때문에 저희 박씨 집안의 벌초(伐草)하는 날짜도 8월 그믐날로 조금 앞당겨 정해졌습니다.

 

  저희 집안에서는 예전부터 추석보다 앞서서 문중(門中) 전체가 선영(先塋)에 모여 미리 벌초 내지 성묘(省墓)를 하고, 막상 추석 때는 집에서 햇곡식과 과일로 조상님들께 차례(茶禮)만 지내는 풍습을 지켜 왔기 때문에 올해 역시 어김없이 집안의 대행사(大行事)인 벌초를 무더운 8월 그믐에 거행(擧行)하게 되었습니다. 하오나, 저는 올해도 건강이 여의(如意)치 못해 귀향(歸鄕)하지 못하고 조상님들께 불효(不孝)를 저지르게 되어, 지금 이 순간 매우 참담한 심경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예전에 선영(先塋)을 찾아 성묘를 하며 찍어 둔 사진들을 들추어 보며 새삼 감상(感傷)에 젖어 몇 자() 끼적거려 보았습니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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