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생가(生家) 철거(撤去) 소식 들으니
옛 왕조(王朝) 시절부터 자리 잡은 삶의 터전
삼대(三代)가 연이어서 뿌리 내린 고향 집이
소양댐(昭陽dam) 서슬 무서워 올해 허물어지다.
내 고향 상수내리(上水內里), 이웃 마을 하수내리(下水內里)
그 이웃 경계선에 원리(院里) 마을, 수산리(水山里), 신월리(新月里),
구만리(九萬里), 관대리(冠垈里), 부평리(富坪里), 가로리(加路里),
남밭골(藍田里)…… 떠올리기만 해도 정겨운 동넷집들이
1970년대에 거지반(居之半) 허물어졌다.
소양호(昭陽湖) 넓은 물 속에 속절없이 잠겼다.
소양댐 물결치자 고향 동네 모든 집이
안간힘 한 번 못쓴 채 한꺼번에 잠겼건만
그래도 내가 태어난 집은 끄떡없었다.
소양댐 세워진 후 사십 년(四十年)을 더 버틴 집이,
육이오(六二五) 포화(砲火)에도 끄떡없던 그 집이,
옛 왕조 시절부터 잘 버텨 온 고향 집이,
다만당 침수구역(浸水區域) 안에 남아 있다 해서
소양댐 서슬보다 더 무서운 법(法)에 의해
올해 가을에 무너졌다.
옛 왕조 시절부터 자리 잡은 삶의 터전
삼대(三代)째 살던 집이 올가을에 헐렸단다.
하뿔싸! 어머니 여읠 때처럼 내 가슴이 무너진다.
2015년 11월 12일(목요일) 오후 7시
고향 생가를 지키던
재종(再從) 아우의 전화를 받고서
※ ‘다만당’의 뜻 : <옛말> 다만.
※ ‘하뿔싸’의 뜻 : [감탄사] ‘아뿔싸’의 거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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