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

김삿갓이 과거시험장에서 쓴 조부 김익순 탄핵시(彈劾詩)

noddle0610 2006. 1. 17. 21:38

 

 

    김립(金笠) 김병연(金炳淵)이 쓴 조부 김익순(金益淳) 탄핵시

 

 

        鄭嘉山 忠節死 金益淳 罪通于天

         논정가산 충절사 탄김익순 죄통우천

  

曰爾世臣金益淳  鄭公不過卿大夫   왈이세신김익순  정공불과경대부

將軍桃李隴西落  烈士功名圖末高   장군도리농서락  열사공명도말고

詩人到此亦慷慨  撫劍悲歌秋水溪   시인도차역강개  무검비가추수계

宣川自古大將邑  比諸嘉山先守義   선천자고대장읍  비저가산선수의

淸朝共作一王臣  死地寧爲二心子   청조공작일왕신  사지영위이심자

升平日月歲辛未  風雨西關何變有   승평일월세신미  풍우서관하변유

尊齊孰非魯仲連  輔漢人多諸葛亮   존제숙비노중련  보한인다제갈량

同朝舊臣鄭忠臣  抵掌風塵立節死   동조구신정충신  저장풍진입절사

嘉陵老吏揭名旌  生色秋天白日下   가릉노리게명정  생색추천백일하

魂歸南畝伴岳飛  骨埋西山傍伯夷   혼귀남무반악비  골매서산방백이

西來消息慨然多  問是誰家食錄臣   서래소식개연다  문시수가식록신

家聲壯洞甲族金  名字長安行列淳   가성장동갑족김  명자장안항렬순

家門如許聖恩重  百萬兵前義不下   가문여허성은중  백만병전의불하

淸川江水洗兵波  鐵甕山樹掛弓枝   청천강수세병파  철옹산수괘궁지

吾王庭下進退膝  背向西城凶賊脆   오왕정하진퇴슬  배향서성흉적취

魂飛莫向九泉去  地下猶存先大王   혼비막향구천거  지하유존선대왕

忘君是日又忘親  一死猶輕萬死宜   망군시일우망친  일사유경만사의

春秋筆法爾知否  此事流傳東國史   춘추필법이지부  차사유전동국사

 

 

기존 해석들을 참고해 다음과 같이 수정(修正) 개역(改譯)해 보았습니다.


                                         <해 석>


그대 세록지신(世祿之臣 : 대대로 녹을 받은 신하)

김익순(金益淳)이여!

 

가산군수(嘉山郡守) 정시(鄭蓍) 공(公)은

경대부(卿大夫)에 불과했으나


농서(隴西)의 한(漢)나라 장군 이능(李陵)이

흉노에게 항복하듯 하지는 않았으니, 

 

충신열사의 공과 이름이 실려진 도상[圖像 : 도말(圖末)] 가운데서

정공(鄭公)의 초상(肖像)이 으뜸이어라.


시인도 이에 이르러 비분강개하나니

칼을 어루만지며 이 가을 날 강가에서 슬픈 노래를 부르네.


선천(宣川)은 예로부터 대장(大將)이 지키던 고을이라

가산(嘉山) 고을에 비하면 먼저 충의(忠義)로써 지켰어야 할 땅이네.


모두 청명(淸明)한 조정(朝廷)에  한 임금의 신하로서

죽을 지경에 이르러 어찌 두 마음을 품을 수 있단 말이냐.


태평세월이던 신미년(辛未年)에

관서(關西) 지방에 전운(戰雲)이 일어나니 이 무슨 변고(變故)인고?


제(齊)나라를 받드는 데

그 누가 노중련(魯仲連)과 같은 충신만 못하였겠으며,

 

한(漢)나라를 보필(輔弼)한 사람에는

제갈량(諸葛亮) 같은 충신이 많았네.


우리 조정에도 옛 신하 정충신[鄭忠臣 : 정시(鄭蓍) 공(公)]이 있어서

맨손으로 병란 막아 싸우다가 절개 지키고 죽었네.


늙은 관리로서 구국의 기치를 든 가산군수(嘉山郡守) 정공(鄭公)의 명성은

맑은 가을 하늘에 빛나는 태양과 같으리.


그대 넋(魂)은 남쪽 밭이랑으로 돌아가

남송(南宋)의 충신 악비(岳飛)와 벗하고,

 

뼈는 서산에 묻혔어도

기개는 은(殷)나라 충신 백이(伯夷)의 옆자리라.


서쪽에선 매우 슬픈 소식이 들려오니,

묻노라. 그대는 누구의 녹(祿)을 먹던 신하인가.


그대 가문(家門)은 으뜸 가는 집안인 장동(壯洞) 김씨요,

이름 자(字)는 장안(長安)에서 떨치던 [김조순(金祖淳)과 같은] 순(淳)자 항렬이네.


그대의 가문이 이처럼 성은(聖恩)을 두터이 입었으니

백만 대군 앞이라 할지라도 의(義)를 저버릴 수는 없었네.


청천강(淸川江) 물은 병마(兵馬)를 씻겨 물결치고

철옹산(鐵甕山)엔 나뭇가지마다 강궁(强弓)이 걸렸거늘,


우리 임금 어전(御前)에 진퇴할 때(드나들 때) 꿇던 그대 무릎을

서쪽 흉악한 역적(逆賊) 홍경래(洪景來) 앞에서 꿇었구나.

 

그대 넋은 죽어서

황천(黃泉 : 저승)길로 향하지 말라.

 

지하(地下)에는 열성조(列聖朝) 선대왕(先大王)들의

넋이 계시기 때문이거니.

 

이제 임금의 은혜를 저버리고 육친을 저버렸으니

한 번 죽음은 오히려 가볍고 만 번 죽어 마땅하리.


준엄(峻嚴)한 춘추필법(春秋筆法)을

그대는 아는가?

 

그대 행적(行蹟)은 우리나라 역사에

길이 전(傳)하여지리라.  

                                                 

해석 :  朴   노   들

 

졸고(拙稿 ID : 한림학사), Daum Portal site 신지식 홈, 예술, 엔터테인먼트>문학>, 2005-10-27 1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