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뜨락에 동백꽃이 처음 피었어요^^*
사진 ‧ 글 / 박 노 들
지금이 양력(陽曆)으론 이미 춘삼월(春三月)인데
서울 한복판 우리 집 뜨락에 동백꽃이 처음으로 피었어요.
동백꽃은 충청도 이남(以南)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서울에는 전혀 안 피는 줄만 알았습니다.
어느 해 식목일(植木日) 날
이웃집 할머니가 한 그루 주시길래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
철쭉꽃나무 옆에 심어 두긴 했지만
사실은 반신반의(半信半疑)했는데,
지난겨울의 이상난동(異常暖冬) 결과 때문인지
우리 집 마당에 심은 지 석삼년만에
올해 처음 붉은 꽃망울이 주렁주렁 달리더니
드디어 지난 주말(週末)께부터
한 송이
두 송이
세 송이
……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재작년엔
꽃망울만 조그맣게 몇 송이 맺히더니
미처 다 피지도 못한 채
그냥 낙화(落花)하고 말았는데
아, 그 때는 으레 그러려니 해서
꽃봉오리 진다고
크게 서운해하지도 않았습니다.
여기 서울은
북위(北緯) 37도선(度線)과
38도선(度線)의 중간 지대(中間地帶)에
자리잡고 있으니,
동백꽃이 피기를 기다린다는 것이
외려 더 생뚱스러운 일이지요^^*.
어쨌거나 올 봄에
우리 집 마당에서
동백꽃이 만개(滿開)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으니
그저 기쁘고 반갑고
고맙습니다.
하느님께
이웃집 할머니께
우리 집 식구(食口)들한테 말입니다.
머지않아 4월이 오면
동백꽃나무 옆 철쭉꽃나무들도
이 그루 저 그루
화려한 꽃잔치를 열겠지요.
우리 집 대표적 정원수(庭園樹)가
바로 철쭉꽃나무,
유식(?)하게 표현하자면
척촉화(躑躅花)나무들인데
그 화려함과 어여쁘기가
단연코 우리 동네 최고랍니다.
아직은 꽃망울조차 안 생겨
그 앞에 눈요깃감으로 꾸며 놓은
화분(花盆) 위의 돌꽃[石花]보다도
볼품 없지만
머지않아 곧
대궐(大闕) 수문장(守門將) 임무 교대식하듯
동백(冬柏)을 에워싼 철쭉꽃나무들이
울긋불긋 화사(華奢)한 옷을 갈아입고서
한껏 성장(盛裝)한 모습을
보여 주겠지요.
이상난동(異常暖冬)과
지구 온난화(地球溫暖化) 현상이
적잖이 걱정스럽긴 하지만,
소싯(少時)적부터
여자(女子)와 꽃의 아름다움에
절대적으로 약(弱)한 저는
철쭉꽃이 필 때까지
하냥다짐으로 기다릴 수만은 없어
앞으로 며칠 동안
저 동백(冬柏)의 조촐한 자태(姿態)에
한껏 빠져들어 보렵니다.
2007 년 3 월 25 일 일요일 오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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