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공원 억새축제'에 선보인 '핑크 뮬리(Pink Muhly)'의 향연(饗宴)
감상의 글
바야흐로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이 이제 한창 절정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동네 바로 옆 '하늘공원'에는 요새 ‘억새 축제(祝祭)’가 열리고 있는데, 어제만 해도 인파(人波)가 어찌나 많이들 몰려 오는지 그 숫자가 어제 오후에 '서초동(瑞草洞)'이나 '여의도(汝矣島)'에서 열린 ‘검찰개혁 촉구’ 시위대(侍衛隊)들보다 오히려 훨씬 더 많았습니다. 요즘 시국(時局)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보다는 가을과 억새를 사랑하는 탐승객(探勝客)들이 더 많음을 보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이번 ‘억새 축제’에는 북아메리카 대륙의 서부(西部)와 중부(中部) 지방에서 자생(自生)하던 여러해살이풀 ‘분홍빛 억새’가 선을 보였는데, 이를 처음 보는 대부분의 구경꾼들로 하여금 저절로 감탄사가 나오게 할 만큼 너무 환상적이고 아름다웠습니다.^^* 이 분홍빛 억새를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핑크 뮬리 그라스(Pink Muhly Grass)’라고 한다는데, 이를 줄여서 ‘핑크 뮬리’라고들 부른답니다.
아무튼 멀리서 보면 핑크빛 아니면 보랏빛 융(絨)이나 융단(絨緞)을 펼쳐 놓은 듯이 보였고, 가까이 다가가서 만져 보면 그 촉감이 마치 보풀이 곱게 인 양털처럼 너무 부드럽게 느껴져서, 그 촉감을 즐기고자 저 자신도 모르게 사르르 눈을 내려감은 적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올해 억새 축제는 10월 24일까지인데, 억새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고즈넉이 감상하시고 싶은 분들은 오히려 축제 기간을 피해서 구경을 오는 것이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 11월 중순까지는 억새가 바람결에 춤을 추며 나부끼는 모습이 여전히 장관(壯觀)이거든요.
기해년(己亥年) 가을
'하늘공원 억새축제' 현장에서
박 노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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