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칭어 & 언어예절

이모의 며느리와 '나' 사이의 호칭은

noddle0610 2006. 6. 29. 10:11

 

 이모의 며느리 사이의 호칭은

         ━━ 네티즌 ○○○님의 질문에 답(答)함 ━━              

 

                                                                                    /  박   노   들

 

 

  이모(姨母)의 며느리라면, 이종(姨從) 4촌 오라버니의 부인이시군요. 친오라버니 부인이 '올케'니까, 그분은 님의 '이종(姨從) 4촌 올케'이십니다. 그분에게 님은 '시이종(媤姨從) 시누이'가 되시고요.


  원래 '오빠'란 호칭은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소아어(小兒語)이고, 정식 호칭이 '오라버니'이듯이 '언니'란 말은 소아어(小兒語)이고, 정식 호칭은 '형님'입니다.


  일제(日帝) 시대에 발표한 현진건의 소설 빈처(貧妻)를 보면, 여주인공이 친정 언니를 가리켜 꼬박꼬박 '형님'이라고 호칭하고 있고, 아직도 상당수의 노인들은 친언니를 '형님'이라고 호칭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여성들 사이에 '형님'이란 말을 쓰고 있는 경우는 동서(同棲) 사이━ 즉 며느리 사이에서 '작은며느리''맏며느리'를 보고 "형님"이라고 호칭하는 일 이외에는 거의 안 쓰는 말이 되어 버렸습니다.


  잘못 되어 가고 있는 호칭어(呼稱語) 사용 현상입니다만, 시대적 대세(大勢)를 어찌하겠습니까?   

  그러나 원칙(原則)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지요.


  손위 올케에 대한 정식 호칭은 '형님'입니다. 지금은 모두 '언니', 심지어는 '올케 언니'라고까지 부르지요.


  이종(姨從) 오라버니부인에 대한 호칭 또한 '형님'이 맞으나, 현재 님이 사용하시는 '언니'가 현실적 대세(大勢)입니다.


  며느리는 손아래 시누이에게 '아가씨'란 호칭을 쓰니까, 님의 이종(姨從) 올케 또한 님에게 '아가씨'란 호칭을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여성들이 시집을 가면 대부분 손아래 시누이(남편의 여동생)들에겐 '아가씨' 호칭을 사용할 것이나, 손위 시누이(남편의 누님)에게는 '형님'이란 말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가정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 집안의 자녀들은 호칭어 사용을 아무렇게나 사용하는 것이 몸에 배어, 그것이 잘못 된 것인 줄도 모르고 성인(成人)이 된 후에도 여전히 소아어(小兒語)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잘못 된 언어사용 때문에 직장 생활을 하거나 혼인 생활을 할 때, 바른 언어 생활이 몸에 밴 어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그로 인해 자칫 인간 관계까지 나빠지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엄마, 아빠'라는 유아어(幼兒語)를 사용하며, 부모에게 반말을 하는 경우가 대표적 사례(事例)이고, 원래는 같은 항렬(行列)의 친척 오라버니에게나 사용하던 소아어(小兒語) '오빠'를 조금 안면(顔面)이 있는 이성(異性) 남자에게도 '오빠', 연인(戀人)에게도 '오빠'라고 부르다가, 혼인 후 시부모 앞에서까지 남편을 오빠라고 불러 시부모의 비위(脾胃)를 거스르게 하고, 여전히 잘못된 호칭 습관을 고치지 않아 결국 고부(姑婦) 관계까지 나빠져 갈등 관계를 맺는 사례가 많습니다.


  어른들이 당신들의 며느리가 자기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질색하시는 이유는 그 말이 언어상으로 근친상간(近親相姦)에 해당하는 호칭이기 때문입니다. 어찌 오빠라고 부르는 사람과 매일 한 이불 속에서 동침(同寢)하며 지낼 수 있느냐는 것이지요.


  요즘 TV 드라마의 남녀들은 모두 남편을 '오빠'라고 하더군요. 『굳세어라 금순아!의 금순(錦順)이는 남편 노정환을, 금아(錦兒)는 사돈 총각이자 연인(戀人)인 노태환을,어여쁜 당신의 부잣집 딸 희주(喜珠)는 남편 기준(基準)이와 이혼(離婚)을 한 후에도 여전히 '오빠'라고 부르더군요. 단(但), 유일하게 『슬픔이여 안녕의 히로인 장서영(張瑞英)만 '정우씨(正佑氏)'라는 바른 호칭을 연인에게 사용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그 '정우씨(正佑氏)'란 말이 너무 신선하게 돋보였습니다.


  어쨌거나 호칭에 큰 의미를 두지 않다 보니, 『굳세어라 금순아!의 이혼녀 성란(成蘭)은 재혼(再婚)한 남편 노시환에게 "너!"라는 말을 예사로 하다가, 아예 조금만 자기 비위에 거슬리면 "이 놈아!"란 육두문자(肉頭文字)를 너무 쉽게 내뱉곤 하는데, 드라마이니 망정이지 현실에서라면 아내에게서 "이 놈아!" 소리를 듣고 가만히 있을 남성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드라마 속에서의 노시환성란에게 육두문자를 쓰기는커녕 아내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우주(宇宙)'를 데려와 함께 살도록 배려를 해 주더군요.


  그것은 그렇고……. 


  앞으로 친오빠와 애인, 그리고 남편을 구별하려면, 친오빠에게는 거의 고어화(古語化)한 '오라버니'란  말을 다시 정중하게 사용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러나 가장 현실적 대안(代案)은 애인(愛人)과 남편에게서 '오빠'란 호칭을 환수(還收)하여, 근친상간적(近親相姦的)인 뉘앙스를 제거(除去)하는 것입니다.


  애인(愛人)에게는 이름 밑에 '씨(氏)' (字)를 붙이고, 남편에게는 "여보" "당신"을 사용하여 올바른 언어생활을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어린이들이 성장하면서 자기 엄마가 아버지의 여동생이 아닌데도 자꾸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면 언어의 혼란을 일으킬 것이고, 누나 또는 언니가 애인(愛人)을 보고 오빠라고 하는 것을 보고 또 혼동을 일으켜, 정작 친남매(親男妹)끼리 혼인을 해도 되는 것으로 오해할까 봐 무척 걱정스럽습니다.


  자, 이모(姨母)의 며느리가 나를 부르는 호칭이 무엇인지를 언급(言及)하다가 이야기 줄기가 살짝 옆길로 흘러 버린 감(感)이 있습니다만, 호칭어에 대해 무감각하거나 관심조차 전혀 없는 신세대들과는 달리 님께서는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 사족(蛇足)을 좀 길게 덧붙여 보았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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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고(拙稿)《시이모님 댁 식구들을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호칭해야 하는가》, 코리아닷컴, e-Room, 토크토크>일상다반사>중년의 쉼터, 2005-09-08 오전 1:49:08 투고(投稿) 및 게재(揭載) : 참조(參照)

      

이 글은  Daum Portal site '신지식 home>생활, 취미>예절, 에티켓' 코너에 필자가 '한림학사'ID로 탑재(2005-09-24 00:24)한 내용 전문(全文)입니다.